[잠깐 읽기] 예술품에서 복원한 인간의 사랑과 영혼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다

그림은 세월과 함께 낡아 가기 마련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화 과정을 겪는다. 전쟁 등 불의의 사고나 재해로 손상되기도 한다. 이때 훼손된 그림을 치료해 최대한 원래 모습대로 되살리는 사람이 미술품 복원사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 미술품 복원사이자 공인 문화해설사인 저자가 르네상스 시대 예술품의 감동을 되살려 낸 미술 교양서이다. 600여년 전 예술품에서 복원한 인간의 지성과 본능, 사랑, 영혼에 관한 웅숭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르네상스 미술이 시작된 피렌체에서 미술을 깊이 공부하면서 저자는 르네상스 작품들이 인간을 얼마나 섬세하게 이해하고 표현했는지 발견한다. 그리고 14년 동안 이방인으로 살면서 느낀 갖은 감정 역시 미술품 속에서 발견한다. 옛 천재 화가들이 그려 낸 인간의 모습에 깊이 공감하며 건네받은 위로를 독자들과 나누려고 노력한다. 지성, 영혼, 사랑, 권력 등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13가지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도니텔로의 ‘다비드’ 청동상을 감상하면서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비드 모자에 조각된 지혜의 신에 주목한다. 그리고 야수적 본능을 이기는 힘은 지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도나텔로의 통찰력에 감동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아름다운 작품 이야기를 통해 삶을 풍요롭고 가치있게 만드는 휴머니즘을 만나게 된다. 인간에 대한 무지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사랑으로 감싸안았던 르네상스 화가들의 깨달음은 오늘날 사라져 가는 인간의 가치를 복원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은 르네상스 작품에 대한 해설서이자 전시 공간이다. 이다 지음/브리이트/400쪽/1만 80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