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불 지르고 불꽃처럼 사라진 ‘불꽃 남자’ 스파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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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글렌 스파크맨(왼쪽)이 5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회 대거 6실점한 뒤 강판당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불꽃’ 한 번 튀기지 못하고 1회 6실점하며 강판당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 ‘0이닝 6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동시에 올 시즌 호투 릴레이를 펼치고 있는 롯데 선발 투수진에 ‘큰 구멍’으로 떠올랐다.

롯데는 어린이날인 5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스파크맨의 극심한 난조로 1회에만 대거 6실점하며 2-8로 졌다. 이로써 롯데는 KT와의 주중 3연전을 1승 2패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사사구 3개에 만루 홈런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0이닝 6실점’ 1회 강판 수모
선발 투수진에 ‘큰 구멍’ 부상
롯데 추가 실점, KT에 2-8 패

롯데 선발 투수로 나선 스파크맨은 1회말 KT 첫 타자 조용호에 좌측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 2번 타자 김민혁에게 번트 안타, 3번 황재균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급격히 흔들렸다.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를 상대한 스파크맨은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얻어맞았다. 박병호의 개인 통산 7번째 만루홈런이자 이번 시즌 7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롯데 한동희와 올 시즌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순식간에 4점을 허용한 스파크맨은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장성호에게 2루타, 오윤석에 안타, 배정대에 볼넷을 내주면서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다. 뒤이어 타석에 선 김병휘에겐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실점까지 허용했다.

롯데 벤치는 결국 교체 카드를 꺼내 서준원을 투입했다. 서준원은 9번 심우준을 병살로 잡아냈으나, 조용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6점째를 내줬다.

스파크맨은 1회에만 8타자를 상대해 29구를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6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평균자책점은 4.76에서 7.94로 치솟았다.

1회 긴급 투입됐던 투수 서준원은 2회부터 몸이 풀리며 5회까지 실점 없이 선방했다. 그 사이 롯데 타선은 5회, 6회 1점씩 따라가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2-6, 4점 차로 쫓아간 롯데는 ‘불펜 에이스’ 김원중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김원중은 심우준, 조용호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 위기를 맞더니, 김민혁에 스퀴즈 번트, 황재균에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2실점했다. 사실상 ‘승부의 추’는 기울어져 버렸다. 롯데는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6점 차 패배를 안았다.

롯데로선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했던 스파크맨의 부진이 뼈아팠다. 스파크맨은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2실점하며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으나, 올 시즌 출전한 나머지 4경기에선 모두 5회 이전에 강판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빠른 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이 국내 타자들에게 읽히면서 한계를 노출한 상태다. 래리 서튼 감독과 롯데 코치진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16승 1무 11패로 선두 SSG와 4.5경기 차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는 6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삼성과 홈 3연전을 치른다. 이번 3연전은 롯데의 창단 40주년을 맞아 ‘레트로 클래식 시리즈’로 열리며, 롯데와 삼성 두 팀은 각각 40주년 기념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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