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접목, 재선 경험 살려 부산형 미래교육 완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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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후보 일문일답

‘3선’에 도전하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사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8년 동안 다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부산형 미래교육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찬 기자 chan@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부산시교육감 재선의 경험을 앞세워 3선 도전에 나선 김석준 후보는 블렌디드 교실 등 그동안 구축해 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부산형 미래교육’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상되는 교육정책 변화와 관련해, 초·중·고교 전수학력평가 부활을 ‘낡은 방식’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 상당 부분 진행 중인 고교학점제의 경우 2025년 전면시행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고교 다양화 차원에서 특목고·자사고 유지에 찬성하면서도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아, 평가를 통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부산일보>와의 ‘부산시교육감 후보 릴레이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생각을 풀어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목·자사고 설립 목적 맞게 운영
고교학점제 3년 후 전면시행 바람직
블렌디드 러닝 시스템 구축 큰 성과
교실 재배치 통해 과밀 문제 해결

-출마 계기와 포부는.

“지난 8년간 부산시교육감으로 일하면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미래교육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3선에 도전했다. 초심을 유지하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선거전에 열심히 임하겠다.”



-앞으로의 4년, 대표 공약은.

“지금 우리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기후위기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대격변과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수업 방법과 학습 형태를 갖춘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야 된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찾고,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토론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미래형 수업으로의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선생님의 역량을 키우는 한편, 학생들이 개인별로 취약한 곳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지도할 수 있는 학습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 같은 미래교육의 완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학력 저하’, 대책은.

“초등학교 1~2학년은 교대생이 주축이 된 ‘다깨침 서포터즈’가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한다. 초등학교 3~4학년은 ‘아이세움 학습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해 담임선생님이 방과후 보충학습 등을 진행한다. 중학교의 경우 사범대생들이 멘토·멘티를 맺고 맞춤형 보완을 하고 있다. 특히 개별 학교에서 보살피기 어려운 학생들은 5개 지원청에서 기초학력지원센터를 만들어 상담사나 전문의가 아이들을 돌본다. 부산의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기본 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그물망을 만들어 놓고 있다.”



-특목고·자사고, 고교학점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고교 다양화 정책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특히 부산의 경우 자사고 1개, 특목고 2개 정도인데 굳이 인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식에 대해선 동의하지는 않는다. 다만, 설립 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돼야 한다. 정당한 평가를 통해서 미흡하면 승인을 취소하고, 제대로 운영되면 승인을 하면 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자는 취지다. 부산 같은 대도시에선 교원 확보라든지 대학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든지 해서 고교학점제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다. 유예하거나 연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8년, 가장 잘한 점과 미흡한 점은.

“미래 교육을 위한 블렌디드 러닝 시스템을 구축하고 아이들한테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등 미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교육 가족 중에서 교육공무직과의 임금·단체 협상을 좀 더 잘 풀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전국 대비 부산의 학력 저하와 동서 격차에 대한 생각은.

“우선 어떤 근거를 가지고 나온 평가인지 되묻고 싶다. 수능 성적(표준점수) 평균을 비교하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거의 4등을 유지하고 있다. 1등 서울, 2등 제주, 3등 대구, 그다음이 부산이다. 소위 상위권 1~3등급 분포는 5위권이다. 꼭 수능 점수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다. 총리실 산하 ‘청소년 정책연구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청소년과의 역량 비교를 위해 진로탐색·사회성 형성·문제해결 능력 등을 조사했는데, 2015~2018년 부산이 압도적으로 1위다. 지역 간 학력 격차는 사회·경제적 배경 차이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학력평가 점수는 동부산이 제일 높고 그 다음 중부산·서부산·원도심 순인데, 학교생활과 교원·학교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는 거꾸로 원도심이 제일 높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인 원도심이나 서부산권에 많은 예산과 더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 덕분이다.”



-초·중·고교 전수학력평가 부활은.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같은 날, 같은 시험을 쳐서 개인별·학교별·지역별로 순서를 매겼는데, 솔직히 부모님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지는 모르지만 아이들한테는 가혹하게 점수·순위 경쟁을 강제하는 방식이다. 대학입시를 위해선 지금도 고등학교 1·2·3학년 내내 분기별로 전국학력평가를 해서 학생의 위치나 과목별 순위를 파악할 수 있어 ‘깜깜이’가 아니다. 말로는 줄을 안 세운다고 하지만 학력평가를 하면 줄 세우기가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꼭 같은 시험을 쳐서 순위를 평가하지 않더라도 AI를 통한 맞춤형 학력평가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아이가 약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전수조사는 필요 없다.”



-학생배치 불균형 문제, 해결책은.

“전체적으로는 부산의 학생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그런데 일광·명지 같은 신도시 지역은 인구가 급증하면서 많은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학교 신설 수요가 커진다. 교육부에선 기본적으로 부산 학생 수가 줄고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규모 학교가 돼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 신설)승인을 잘 해 주지 않는다. 주택 재개발을 통해서 학교 신설 요구가 나오는 지역 대부분은 이미 주택조합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해 거의 합의가 된 상태로 진행됐다. 지금 당장 학교가 밀집·과대하더라도 일정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있기 때문에 우선 교실 재배치와 학교 증축을 하고, 정 어려우면 모듈러 교실을 통해서 과밀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모듈러 교실을 직접 보면 보통 교실보다 훨씬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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