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남부 요충지 헤르손 병합 계획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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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점령한 남부 헤르손을 자국 영토에 병합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과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요충지다.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관영매체 스푸트니크통신은 7일(현지시간) 헤르손주를 통치하는 러시아 고위 관리자를 인용해 병합 계획을 보도했다.

스푸트니크통신, 관료 인용 보도
“원래 러 땅, 원래 가치 돌아가야”
서방 “주민의사 조작, 점령지 병합”

헤르손주 민군 합동 정부 부수장인 키릴 스트레무조프는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일부로 살 계획이며, 발전 속도 면에서 크림반도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강제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원래 러시아 땅이었던 지역들은 그들의 원래 문화와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집권여당의 정치인도 병합 계획을 언급했다. 다른 관영매체인 타스통신에 따르면 통합러시아당 총회 서기이자 상원 부의장인 안드레이 투르착은 6일 헤르손을 방문해 “러시아는 이곳에 영원히 왔으며, 여기에 추호의 의심도 있을 수 없다”면서 “어떠한 과거로의 회귀도 없을 것이고, 우리는 함께 살며 이 풍요로운 주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주민 의사를 조작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을 추진한다는 관측은 서방 정보당국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동부 돈바스 지역은 이달 중순 주민투표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병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헤르손주, 도네츠크주에 이어 점령지인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주민투표를 근거로 점령지를 자국 영토에 편입하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썼던 방식이다. 러시아는 헤르손과 멜로토폴 등에서 법정화폐를 루블화로 바꾸는 등 편입을 위한 사전작업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병합을 추진하는 지역을 떠나려는 민간인을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리 소볼렙스키 헤르손 지역위원회 부대표는 6일 우크라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길이 막혀버렸다”면서 “러시아군은 검문소에서 남성들을 철저하게 수색하면서 옷을 벗기고 (민족주의자나 신나치라고 의심하는)문신을 찾는 등 학대를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7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흑해 러시아군의 함정을 격침했다고 밝히고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5월9일(러시아 전승절)이면 열리던 러시아군의 흑해함대 군사 행진이 올해는 즈미니섬 바다 밑바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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