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복 같은 보약, 체질에 맞는 처방으로 효과 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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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달 보약 선물

보약은 개개인의 체질을 진단해 맞춤 처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삼세한방병원 공복철 원장이 환자를 진맥하고 있다. 삼세한방병원 제공

1980~90년대만 해도 가정에서 보약을 달이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각종 건강기능식품이 대중화되면서 이 같은 모습은 옛 기억이 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세한방병원 공복철 대표원장은 “영양제는 옷으로 비유하자면 기성복이라서 누구나 맞다 싶으면 입을 수 있지만, 보약은 개개인의 체질과 신체 상태 등을 진단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처방하기 때문에 맞춤복이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공 원장으로부터 가족에게 선물할 만한 보약을 추천 받았다.


노년기 부모님 경옥고 등 효과
갱년기 남녀는 사군자탕·사물탕
청소년·가임기 여성도 맞춤 처방
기저질환·유전적 요인 고려 필요


■경옥고·공진단 노년 면역력 증진 도움

코로나 여파로 기저질환이 많은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면역력 강화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60~80대는 소화기질환, 심뇌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내분비질환 등 만성질환관리가 필수로, 경미한 증상도 방치하면 체내 면역력 저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평소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체력과 면역력 관리에 힘써야 한다.

공 원장은 “전문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부모님께 맞는 처방을 받으시도록 해 보약을 드시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복용하기 편하게 제조돼 있는 경옥고나 공진단, 십전대보탕, 쌍화탕 등이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경옥고는 인삼, 백봉령, 생지황 등의 약재로 구성돼 예로부터 무병장수를 위해 즐겨 복용해 왔다. 특히 혈중 피로 물질 해소와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평소 피로감을 느끼거나 면역력이 약해져 잔병치레가 잦을 때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공진단 역시 대표적인 한방 보약의 일종으로, 사향과 녹용, 당귀, 산수유 등의 약재로 이뤄져 있다. 면역력과 체력 증진, 피로 회복, 기혈 순환 촉진 등이 주요 효능으로 기억력 감퇴,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완화, 어지럼증 해소 등 여러 신경 질환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십전대보탕은 인삼, 감초,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등으로 이뤄진 전통 한약 처방으로, 원기와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기억력을 회복하는데도 데도 효과가 좋아서 많이 처방하고 흔하게 먹는 보약이다. 쌍화탕은 백작약,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계피, 감초가 들어가는데 피로해소에 효능이 탁월하며 간 기능 개선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 몸이 허약해서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도 좋다.



■갱년기 여성엔 사물탕·자음건비탕

나이가 들수록 남녀 모두 호르몬 분비 변화를 겪는데 갱년기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노화가 급격하게 진행이 되고 증상이 심하게 오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된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 감소로 급격한 신체·정신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배란이 중단되고 체중조절이 어려워지는 가하면 우울증, 가슴 답답함, 가슴 두근거림, 수면 이상, 목·허리·관절 통증을 앓을 수 있다

사물탕은 예부터 여성 질환 치료에 써온 한방 처방이다.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4가지 약재로 구성된 처방으로 불임증, 월경불순,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증 등에 쓰인다. 백출, 진피, 반하 등 15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자음건비탕도 허약해진 기혈을 보충해주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심장과 비장을 강화시켜 노폐물로 인한 어지럼증 등을 치료하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도 도움이 된다.

갱년기 남성은 신장의 정기(精氣)가 저하되면서 발기부전과 남성성의 감퇴, 골밀도 저하, 대사 장애 등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로 구성된 사군자탕은 양기를 보충해줘 남성에게 좋은 보약이다. 위장의 기능이 허약해 빈혈이 있고, 원기가 쇠약한 사람에게 처방하는데,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며 피로회복과 위장질환 개선에 효능이 있다.

황기, 인삼, 백출, 당귀 등으로 이뤄진 보중익기탕도 남성의 기력을 보강해주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신체의 기가 허해서 면역력이 떨어져 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을 겪는 경우 많이 쓰인다.



■다이어트·성장 촉진 등 맞춤 처방 필요

성장기 자녀나 수험생의 경우 평생의 건강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보약으로 성장 발육을 돕고 지구력과 기억력을 키워줄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은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난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보약으로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돕고, 비만이 걱정인 이들이라면 기혈 순환을 돕고, 과도한 식욕을 억제시키는 보약을 처방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같은 한약이라도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공 원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물론 개개인의 유전적 요인, 체격, 나이, 성별, 체력, 성격, 체질, 현재 의 증상 등 여러 요인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직접 진찰을 받아 처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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