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과반 “결혼해도 애 안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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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가족실태조사 분석 결과

“결혼해서 굳이 애를 안 낳아도 된다. 자녀에게 투자할 시간에 부부의 여유를 찾는 삶도 가치가 있어 보인다.”(이모 씨·27)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결혼해서 아이를 낳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20대가 크게 늘어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발간하는 ‘나라경제 5월호’는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실었다.

먼저 20대의 경우 비혼독신과 비혼동거에 동의하는 비율이 5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비혼독신’ 비율이 2015년엔 37.0%였는데 2020년엔 52.9%로 껑충 뛰었다. 또 비혼동거도 25.3%→46.5%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비율도 29.1%에서 52.4%로 크게 올랐다. 특히 20대가 아니라 전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이 비율이 21.1%→25.9%로 소폭 오른 것과는 차이가 많았다.

20대는 결혼 후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양육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인 제퍼리스 금융그룹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아이를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다. 한국에서 자녀를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2013년 기준 1인당 GDP의 7.79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 당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이 역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최선영 부연구위원은 “결혼 뒤 출산하지 않는 커플의 증가로 저출산 추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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