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물양장 포장마차 거리 ‘안전사고’ 요주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부산지역 포장마차 거리를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각종 사고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바닷가에 자리한 포장마차의 경우 물에 빠질 위험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오후 10시 30분께 찾은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포장마차 거리. 물양장에 접한 노상 주차장 부지에 포장마차 21곳이 줄지어 있었다. 테이블 49개에 앉아 있는 손님만 220여 명이 넘었다. 이곳은 평소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다 오후 6시께 포장마차 거리로 변신한다. SNS에 ‘영도대교 포장마차 거리’를 검색하면 후기가 쏟아질 정도로 명소다.
거리 두기 해제 후 ‘문전성시’
취객들 물에 빠질 위험 높아
펜스 등 실족 방지 시설은 전무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술을 마시다 보니 실족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보행로와 물양장 사이 경계에 약 75cm 높이의 ‘U자형’ 볼라드만 설치돼 있을 뿐 펜스와 난간처럼 취객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시설은 없다. 특히 볼라드 바깥은 바다 방향으로 내리막 경사여서 몸을 가누기 어려운 만취 상태일수록 더욱 사고 발생이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오후 8시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던 30대 남성이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지난 10일 오후 9시께에도 비슷한 사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도 일부 방문객들이 볼라드를 지나 바다와 접한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 인근에서 수중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김종규 씨는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물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접해 5년 전 사비로 물양장에 구명 튜브를 비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은 사고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물양장 관리를 담당하는 부산항만공사의 반대 등을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예부선 정박지인 물양장은 수시로 배가 오가고 승하선이 이뤄지기 때문에 펜스를 설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도구청 도시안전과 관계자는 “실족 사고를 막기 위한 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부산항만공사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항만공사 항만운영실 관계자는 “물양장은 수시로 승하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펜스가 설치되면 시설 이용이 어렵다”며 “(물양장 특성상)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어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전 시설이 부실한 상황에서 음주를 즐기는 시민들 스스로 물가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물이 얕아 보여도 퇴적물이 쌓여 있어 술을 마신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며 “연안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 특히 실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혜림·김동우 기자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