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끊긴 ‘부네치아’, 어묵축제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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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베네치아’(부네치아)로 불리는 사하구 장림포구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하구청이 부산어묵축제 개최 방안을 내놓았다. 200여억 원의 예산 투입에도 시민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부산일보 3월 21일 자 10면 보도)에 따라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인데, 축제를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하구청은 오는 10월 예정된 부산어묵축제의 개최 장소로 장림포구를 염두에 두고 논의 중이라고 9일 밝혔다. 부산어묵축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다대포에서 진행된 이후,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간 중단됐다. 부산어묵축제위원회가 주최하는 부산어묵축제는 어묵 판매와 음악 공연 등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지역 대표 행사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사하구청은 3년 만에 열릴 축제를 장림포구에서 열어 부네치아 인지도를 높이고 방문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관광객 유치·인지도 올리기 일환
사하구, 장림항서 축제 개최 논의
일각선 교통 접근성 문제 등 지적

장림포구는 사하구청이 10년 동안 2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 관광지다. 부산의 베네치아를 꿈꾸며 야간경관 사업, 선셋 전망대, 포토존 조성 등 관광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경관 조성 위주로 진행된 데다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대규모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장림포구 활성화 방향에 시민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여러 지적이 이어지자 사하구청은 장림포구 관광 활성화를 위해 몰두하고 있다. 우선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활성화, 버스킹 공연, 영화 상영과 같은 문화 행사를 열어 부네치아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장림포구 어민들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번 어묵축제 개최도 장림포구 활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축제 개최를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대포 해변공원과 달리 장림포구는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어묵 판매 부스와 공연 무대 설치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주최 측 관계자는 “장림포구가 공간이 협소하고 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 축제 참여자가 줄어들 수 있다”며 “무대 공간 확보와 교통 문제가 해결돼야 장림포구에서 축제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청은 부족한 시설을 보완해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사하구청 경제진흥과 관계자는 “장림포구는 근처에 어묵 생산업체도 많아 축제 장소로 적합하다”며 “다만 주차 공간과 교통 접근성 부족 등 입지 여건 문제에 대해선 해결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림포구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윤태환 교수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고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젊은 관광객들이 충분히 즐길 공간을 마련하고 교통 접근성 문제를 해결한다면 특색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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