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잔치 된 ‘산복빨래방’ 개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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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취재진이 운영하는 산복빨래방이 9일 부산 부산진구 호천마을에 문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첫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스민 산복도로를 재조명하기 위해 <부산일보>가 야심차게 준비한 ‘산복빨래방’이 9일 문을 열었다.

산복도로 골목 어귀마다 들꽃이 핀 9일 오전 10시 부산 부산진구 호천마을. 호계천 방재공원 인근 고샅길은 오래간만에 마을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산복빨래방 개업 소식에 마을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큰 도로변이 아닌 마을 골목 깊숙한 곳, 실제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 자리 잡은 산복빨래방. 어르신들은 “미뤘던 이불 빨래를 들고 와야겠다” “이렇게 좋은 시설이 마을에 생길 줄 몰랐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9일 부산진구 호천마을서 오픈
주민 130여 명 찾아 웃음꽃 피워
“산복도로 삶과 이바구 전할게요”

이날 130여 명의 주민이 마을 빨래방을 찾았고 12명의 손님이 빨래를 맡기며 산복빨래방은 개업 첫날부터 마을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민 조경자 씨는 “산복빨래방이 빨래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 사랑방이 되길 기대한다”며 “빨래 바구니도 선물받았으니 자주 들르겠다”고 말했다.

‘산복빨래방’은 3평 남짓한 크기로, 40년 넘은 폐가 상태에서 한 달간의 대공사 끝에 산뜻한 빨래방으로 탈바꿈했다. 취재진은 산복도로 주민이 떠나고, 인구가 적어진 탓에 주거 인프라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는 악순환을 개선하자는 의지도 빨래방 개업에 담았다.

부산 서구에서 공공 빨래방을 운영하는 강정칠 부산연탄은행 대표는 “인프라가 열악한 산복도로 주민에게 빨래방은 꼭 필요한 시설이어서 호천마을 산복빨래방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산복빨래방’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산복도로 주민이 우선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일보>가 폐가를 개조해 빨래방을 만들고 마을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지면과 <부산일보 유튜브>, <네이버 부산일보> 채널, <부산닷컴> 등을 통해 독자와 만날 계획이다. 김준용·이상배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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