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로봇 인공관절 수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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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일수 좋은삼선병원 정형외과 과장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대세다. 1997년 인공지능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승리하였고 2016년엔 인공 지능 알파고가 바둑 기사 이세돌을 4승 1패로 물리쳤다.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이었지만 박세리와 골프 대결을 하는 인공지능 로봇도 개발되었다. 홀컵에 얼마나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지를 겨루는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로봇이 승리했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인공지능, 그림이나 음악을 만드는 인공지능, 번역·동시통역을 하는 인공지능도 개발 중이다.

의료도 인공지능이 대세다. 영상의학과나 병리과에서 판독을 해주는 인공지능 닥터 왓슨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왓슨의 진단 정확도는 숙련된 전문의 보다 높다는 보고도 자주 검색된다. 수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개발되어 상용화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인공관절 수술이다. 주로 무릎 관절에 시행되는 인공관절 수술이 인공지능, AI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아마 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다빈치가 가장 유명한 수술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빈치 수술은 외부에서 조이스틱으로 조정하는 수동적인 형태이다.

인공 관절 수술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수술 전에 계획한 대로 절삭하는 자동형도 있고 의사가 로봇팔을 잡고 수술하는 반자동 형태도 있다. 현재는 반자동이 대세다.

반자동 로봇은 CT를 기반으로 정확한 축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주고 의사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더해 기본값을 수정할 수 있다. 이렇게 최종 수정된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게 되면 로봇팔로 1mm 오차 범위 내로 정확하게 절삭하게 해준다.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 의사라고 해도 5~10% 정도는 정확한 정렬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로봇은 이런 오차를 상당 수준으로 줄여 준다. 또한 연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여 부종이 덜 생기고 재활이 빨라 수술 후 빨리 회복된다. 출혈도 줄여 줘서 무수혈 수술도 가능하게 해 준다.

아무리 숙련된 정형외과 의사라고 해도 로봇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많은 병원에서 같은 로봇을 사용하게 되면 빅데이터가 금방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수술이 앞으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보편화되면 의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생길 것이다. 의사가 잘 해야 할 분야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기구를 잘 다루는 외과의사가 명의였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의사가 명의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 환자를 잘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가 다시 명의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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