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치료, 최소 침습·기능 보존 수술이 대세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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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병원 서상혁 외과 교수가 복강경으로 위암수술을 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부산백병원 서상혁 외과 교수가 복강경으로 위암수술을 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위암은 전체 암 발생률 3위다. 갑상선암, 폐암 다음으로 많다. 이전까지 줄곧 암 발생률 1위를 유지하다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국인에게는 위협적인 질환이다.

2021년 12월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위암의 5년 생존율은 77.5%로 10년전에 비해 9.1% 증가했다. 위암 치료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초기 이후의 진행성 위암은 생존율이 60%가 안된다.


짠 음식·헬리코박터균 감염 주원인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뿐

복강경·로봇 활용 절제 부위 최소화

수술 후 식습관 개선·영양 관리 필수


■위암의 위험인자는?

위암은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한국, 일본, 중국 순이다. 한국인의 위암 발병률이 높은 것은 소금 섭취량과 헬리코박터 감염이 주원인이다.

관련 질환으로는 위수술의 과거력, 만성 위축성위염, 악성빈혈, 장피화생 점막 및 선종성 용종이 있다. 짠음식 외에도 가공된 햄이나 소시지류, 탄음식 등은 해롭다.

위는 감각이 무딘 장기다. 식사를 많이 해도 한참 지나야 포만감을 느낀다. 그래서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이 있어도 모르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행이 많이 되면 체중감소, 복통, 소화불량,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그 밖에 위암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위조영술, 전산화 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내시경초음파 등이 있다.


■얼마나 덜 절제해도 안전하냐가 관심

위암은 약물치료가 되지 않는다. 암이 점막층에 국한되어 있으면서, 크기가 2cm 이하이며, 세포의 분화도가 좋다면 외과적인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조건을 동시에 만족할 경우엔 외과 수술 대신에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을 시도할 수 있다.

암이 발견된 위치에 따라 수술범위가 달라지는데 그나마 아래쪽에 있으면 다행이다. 위 하부에 암이 있으면 위쪽을 남겨둘 수 있지만 상부에서 발견되면 위를 모두 절제해야 한다.

부산백병원 위장관 외과 서상혁 교수는 “이전까지는 얼마나 더 절제해야 안전한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지금은 얼마나 덜 절제해도 안전하냐가 관심이다. 얼마나 덜 절제해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가 중요해지면서 최소침습과 기능보존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복수술은 주로 진행성 위암에서 적용된다. 위암 수술 기법과 수술장비가 발전하면서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도입됐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몇 개의 관을 통해 카메라와 복강경 기구를 넣어 모니터를 통해 내부를 보고 수술하는 방법이다. 상처가 더 작기 때문에 개복수술에 비해서 통증이 적고 급성 염증반응이 적다. 처음에는 조기 위암에 주로 적용했고 작은 절개를 통해서 장을 연결했다. 최근에는 진행성 위암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복강경 하에서 장을 연결할 수 있어 절개가 더 작아지고 있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관을 통해 수술을 하지만 카메라와 로봇팔을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작동한다. 의사는 환자 옆의 콘솔에서 로봇을 조종하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복강 내에서 여러 각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팔과 3차원 카메라를 통해 더 확대되고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 기구나 화면의 떨림이 보정되기 때문에 훨씬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서상혁 교수는 “현재까지 위암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암 부위를 완전하게 제거하고, 전이가 없도록 림프절을 적절하게 절제하고, 남아있는 위 혹은 장을 연결하는 재건이 외과수술의 중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기능보존 수술에는 대표적으로 유문 보존 위절제술, 근위부 위절제술이 있다. 유문 보존 위절제술은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가는 통로인 유문을 보존함으로써 담즙이 역류되는 것을 막아준다.

근위부 위절제술은 위상부에 암이 있을 때 위 전체가 아닌 위 상부만 절제하는 것이다. 그러면 위의 용적을 보존하여 체중감소를 줄일 수 있으며, 비타민B12의 흡수도 가능하게 한다.


■덤핑증후군 예방과 영양관리가 중요

위가 하는 주된 기능은 음식을 분해하고 저장한 뒤 소장으로 내려 보내는 것이다. 위 일부 혹은 전체를 절제하면 이러한 분해, 저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덤핑증후군은 음식을 저장하지 못하고 빨리 소장으로 내려가는 증상이다.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거나, 식은 땀을 흘리고, 저혈당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위의 운동기능이 떨어져 소장으로 음식을 내려 보내지 못해서 복통이나 구토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술 후 1~2개월까지 10~20% 정도 체중이 줄어든다. 이런 증상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위암 수술 후에는 적은 양을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소화흡수 능력은 조금씩 회복되는데 환자 개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영양제 주사나 영양보충 음료로 식사 보조를 하는 것도 좋다.

위수술 후에 지방흡수 장애가 발생하면 설사의 원인이 된다. 음식물이 십이지장을 경유하지 않아서 음식물과 담즙 분비에 시간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유제품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된다.

수술 직후에는 위산 감소와 십이지장 우회로 인한 철분흡수 장애로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위전절제술의 경우 비타민B12 흡수 저하로 인한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철분제나 비타민의 투여로 조절이 가능하다.

서상혁 교수는 “위암 회복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혈액검사, 영상검사, 내시경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영양상태와 재발 여부 등을 체크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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