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돈바스 지역 이상을 원한다”… 길어지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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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긴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넘어 몰도바까지 확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미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BBC 등에 따르면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푸틴이 돈바스 지역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최근 푸틴이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육로를 건설하기로 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미 정보당국 “러시아 장기전 대비”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 연결 위해
최근 육로 건설·방송 송전탑 공격
오데사 집중공격 등도 확전 근거
러군 전사자 집단매장 의혹 제기도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우크라이나 남서부 국경과 몰도바 동쪽 드네스트르강 사이에 있으며, 최근 국가안보부 청사와 러시아 라디오 방송 송전탑 2개가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옛 소련 붕괴 후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몰도바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곳이지만, 국제법상 미승인국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이 ‘제2의 돈바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헤인즈 국장은 다만 “푸틴의 야망과 러시아의 현재 재래식 군사 능력 사이의 불일치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그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몇 달 안에 더욱 예측 불가능하고 전쟁 규모가 잠재적으로 확대되는 궤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인즈 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집중 공격하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 그는 “푸틴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고 헤르손 시를 통제하면서, 육로를 만들어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확장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규모 동원 없이 푸틴 대통령이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며, 현재로선 총동원령 선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러시아가 존재적 위협에 직면하지 않는 한’ 낮다고 봤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 뿐만 아니라 자국군 전사자까지 시신을 무더기로 집단매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국군의 인명피해를 은폐하기 위해서라는 게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주장이다.

이날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러시아군 병사와 지인 간의 통화를 감청해 얻어냈다는 녹음 파일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통화에서 러시아군 병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집단매장지에 러시아군 전사자 수천 명의 시신이 사람 키 높이로 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는 일종의 폐기장 같은 게 있다. 그들(전사한 병사)은 서로 겹친 채 쌓여 있다”면서 실종 병사의 여자형제가 그곳에서 형제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담당자들에게 상당한 뇌물을 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후 러시아군 약 2만 6000명이 전사했으며, 장성급 인사만 12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침공 한 달이 지난 3월 말 1351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후 인명피해 현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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