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선관위 ‘교육감 선거 여론 조사 문항’ 부실 검토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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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실시된 부산시교육감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뒤늦게 ‘공직선거법 위반’ 결정을 내려 사전 검토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11일 김석준 예비후보 측에 공문을 보내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김 후보 측의 이의신청을 인용하며 공직선거법 또는 선거여론조사기준 위반 행위에 대해 경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제의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보도할 수 없게 됐다.

두 예비후보 성향 구분한 질문
김석준 측 이의제기 후 심의
뒤늦게 공직선거법 위반 결정
편향성 사전 차단 장치 없고
심의위 개최도 오랜 시간 소요

시선관위는 “특정 입후보 예정자를 진보성향 또는 중도보수성향 등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 어휘로 지칭하며 피조사자의 응답이 특정 입후보 예정자에게 편향될 수 있는 내용으로 질문해,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5항과 8항을 위반했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조항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해 질문하는 행위’와 ‘선거여론조사기준을 따르지 않고 공표·보도를 목적으로 선거 여론조사를 하거나 그 결과를 공표·보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모 인터넷언론사는 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16~17일 부산시민 1003명을 대상으로 교육감선거 여론조사를 실시, 하윤수 예비후보가 김석준 예비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고 지난달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후보 지지도를 묻는 문항에 ‘이번 6월에 있을 부산교육감 선거는 진보성향의 현 부산교육감과 중도·보수성향 단일후보의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는 내용이 포함돼 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질문이 편향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부산지역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8.25%,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8.15%를 득표했다. 일반적으로 보수성향 유권자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교육감선거에서 ‘중도보수성향 단일후보’라고 지칭한 점이 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이 지난달 22일 선관위에 ‘여론 왜곡’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시선관위는 10일 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여론조사가 공직선거법과 선거여론조사기준을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이미 공표된 여론조사에 대해 심의를 해 위반 판정을 내린 건 이례적이다.

이번 심의 결과를 놓고, 여론조사 공표에 앞서 사전에 질문 문항 문제점 등이 걸러지지 않은 데 대한 비판과 함께 심의위가 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 늑장 대응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선관위 측은 “여론조사 실시 신고가 들어오면 사무국에서 검토해 명백하게 여론조사 기준을 위반하지 않고 형식상 요건을 갖춘 경우 제한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 공표 후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이의 신청 18일 만에 심의위가 열린 데 대해 “이의 신청이 제기되면 여론조사 의뢰자와 여론조사기관에 소명자료를 요구하고 관련 후보자로부터 의견 제출을 요청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시선관위에 따르면 변호사나 통계학과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사후에만 개최하는 구조여서 편향성이 개입된 여론조사의 ‘여론 왜곡’을 사전에 차단할 장치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사가 오차범위 내 결과를 특정 후보가 앞선 것처럼 보도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터넷선거보도 심의기준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정당이나 후보자 간 차이가 표본오차한계 이내임에도 단정적으로 표현한 경우 ‘불공정 보도’로 규정해 선관위에서 제재를 가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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