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야, 국정 공백 없도록 새 정부 출범 협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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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되었다. 국민의힘은 5년 만에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됐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으로 돌아가면서 처지가 뒤바뀌었다. 109석의 여당이 168석의 야당을 상대하면서 정국을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정치사에 여소야대 국면이 몇 차례 있었지만, 지금처럼 단일 거대 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진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개헌과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안 통과를 제외하고는 뭐든 단독으로 처리할 힘을 가지고 있다. 정계 개편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소수 여당으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하려면 여야 협치 외에는 길이 없다.

민주, 국정 운영에 책임감 가지고

정부·여당 ‘통합과 협치’ 실천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1호 안건’으로 결재하면서 초대 내각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 여당으로서는 당장 총리 후보자 인준과 ‘반쪽 내각’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12일 의원총회에서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방향을 논의하는 민주당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취임식에서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요구에 대해 다 맞춰 줘야 하는지 의문이다”라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이란 말이 빠진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취임사를 듣고 싶었던 국민 입장에서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절반 수준으로 아직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와 동시에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았든 새 정부가 성공을 거두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심정이다. 지금은 치솟는 물가와 환율, 늘어나는 가계부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부동산 시장까지 모든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위기 상황이 아닌가. 야당은 정부의 민생·외교·안보 문제에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 국정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도 제대로 준비해 매섭게 몰아붙이는 진짜 실력을 보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게 가장 큰 위협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다.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내각 출범, 추경 예산, 정부 조직 개편 등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수 정권 윤석열 정부가 협치 없이 어떻게 정국을 풀어 나가겠다는 말인가. 민주당도 정부가 출범도 하지 못하게 발목만 잡는다면 국민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우리의 경제·안보 상황이 함께 위기에 처해 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만 앞세우면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다. 협치의 시작은 내각 구성이다. 거대 야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새 정부 출범에 협조하길 바란다. 민주당은 야당이 되었지만 국정 운영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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