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 상대 ‘역할’ 중요해졌는데… 대통령실 정무 기능 확 쪼그라들었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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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첫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이진복 정무수석. 연합뉴스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첫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이진복 정무수석.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정무’ 기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0석에 달하는 거대야당을 상대해야 할 대통령실이 고위직 인사와 입법, 예산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얻어내려면 대통령실 내 정무수석실의 역할이 중요한데 다른 수석실에 비해 조직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정무수석실은 이진복 수석 아래 홍지만 정무비서관,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등 비서관이 두 명밖에 없다.


다른 수석실 비해 조직·인력 부족

수석 아래 비서관 두 명밖에 없어

민주당과 별도 인연 없어 ‘한계’

이진복 “정무기획 신설 소통할 것”


과거 정부에서는 정무수석실에 정무·정무기획·자치발전 또는 정무1·정무2·행정안전 등으로 최소 3명 이상의 비서관이 있었다. 정무 파트 비서관이 두 사람 있으면서 여당과 야당을 각각 담당했는데 현재는 그런 체제가 갖춰지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다 부산·경남 출신인 이진복 수석과 대구·경북 출신인 홍지만 비서관 모두 민주당과는 크게 인연이 없다. 야당 인사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인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정치인 출신이 아니어서 야당과 매끄러운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김 비서실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정통 관료로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정책 전문가다. 이진복 수석은 “정무기획비서관을 신설해 야당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 인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의 정국 구도를 극복하기 위해 취임 초부터 야당보다는 시민단체·종교계·문화예술계 등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본다. 실제로 강승규 전 의원이 맡은 시민사회수석실에는 국민통합, 시민소통, 종교·다문화, 국민제안, 디지털소통 등 5명의 비서관이 있다.

앞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한 정무장관 신설을 염두에 두고 정무 파트를 가볍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무 기능이라는 것이 사람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해 친화력과 성실함을 겸비한 이진복 수석이 물밑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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