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층 롯데타워 건립 포기 땐 부산 떠나라”
수십 년째 지지부진한 ‘부산 롯데타워 건립 사업’(부산일보 2021년 10월 12일 자 3면 등 보도)에 롯데그룹을 규탄하는 부산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최근 부산시가 롯데타워 경관심의를 유보한 데 이어 회의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이번달 말 종료 예정인 광복점 임시사용승인 연장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12일 부산NGO시민연합은 13일 시민 40여 명이 모여 부산시청과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에서 롯데그룹을 규탄하는 도심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시청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여 동안 집회를 진행한 뒤, 오후 1시 30분께 롯데백화점 광복점으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경관심의 유보·임시사용승인 난항
시민단체, 13일 롯데그룹 규탄 집회
시민연합은 ‘롯데그룹 부산퇴진운동 성명서’을 통해 “롯데그룹은 10여 년째 약속한 107층 롯데타워 건립과 지역인재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두 지키지 않고 있다”며 “107층 원안대로 롯데타워를 건립하지 않을 시 롯데타워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롯데그룹은 부산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롯데그룹은 부산시와 약속실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없다가 임시사용승인 종료 시점에 맞춰 축소된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며 “더 이상 롯데그룹의 건립계획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수십 년간 롯데타워 건립을 미뤄오다 최근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하며 건립계획에 속도를 냈다. 새 디자인은 107층 원안에서 축소된 규모의 지상 56층 건물이다. 그러나 올 4월 2020년 9월 이후 두 번째로 진행된 부산시 경관심의에서도 또 한 번 결정이 유보되면서 롯데타워 건립 계획은 늦춰졌다.
롯데타워 경관심의 통과가 불발되면서 임시사용 만료기간이 다가온 백화점동,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의 운영도 불투명해졌다. 부산시는 이달 말 임시사용이 끝나는 백화점 등 3개 동에 대해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다.
부산NGO시민연합 김흥숙 상임대표는 “롯데그룹은 그동안 부산시와 부산시민의 기대와 약속을 무시한 채 침묵만 지켜왔다”며 “부산시는 롯데타워로 신뢰를 잃은 롯데의 광복점 임시사용승인을 중단하고 부산시민에 그간의 경위를 상세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