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개발 최대어 우3 또 유찰, 왜?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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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입찰에서 유찰된 부산 해운대구 우3 재개발구역. 김종진 기자 kjj1761@ 건설사 입찰에서 유찰된 부산 해운대구 우3 재개발구역. 김종진 기자 kjj1761@

한 차례 시공사 입찰이 유찰됐던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이 2차 입찰도 건설사 미참여로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우동3구역에서 두 차례나 건설사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13일 우동3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전날 열린 2차 시공사 입찰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에 따라 우동3구역는 이날 3차 입찰 공고를 내고, 이달 말 현장설명회를 거쳐 내달 12일 3차 입찰을 연다. 조합 측은 3차 입찰도 유찰될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의 대형 재개발 사업장에 건설사가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2차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동원개발 등 4곳이 참여하면서 이번에는 시공사 입찰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특히 오래 전부터 적극적으로 수주전을 펼쳤던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 에이치’를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현대건설은 물론 다른 건설사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배경을 둘러싼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건설 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건설사가 사업성 제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입찰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건설은 최근 사업비 증가를 이유로 국내 최대 정비 사업인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합 측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합 측이 시공 해지한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예전 수준의 시공 단가를 제시하면서 하이엔드 시설을 요구해서 시공사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터무니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우동3구역 박용한 조합장은 “입찰 과정에서 시공 단가를 제안한 적이 없다”며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만들 수 있다면 그에 합당한 공사비가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 조합원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조합장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안설계 검증TF 가동 등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기존 건설사가 이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유찰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 담합 관행이 유찰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출혈 경쟁을 하기 보다는 사업장별로 담합을 통해 나눠 먹기식으로 분배하는데, 우동3구역은 현대건설 참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다른 건설사는 참여하지 않고 현대건설은 조합과 기싸움을 벌이는 중이라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산 대부분의 정비사업장은 특정 건설사가 단독 입찰한 후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며 “우동3구역도 현대건설 사업장이라는 인식이 높아 다른 건설사가 선뜻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동3구역 재개발은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원 16만 727㎡를 재개발해 지하 3층~지상 39층 아파트 2918세대 규모를 짓는 사업이다.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대규모 주거 단지여서 부산의 대표적인 재개발 사업장으로 꼽힌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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