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복귀한 장제원 의원 여전한 ‘윤 최측근’ 위상 과시
정치권에선 ‘권력은 거리순’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 핵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예외다. 대통령실과 내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여의도 복귀 뒤에도 여전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서 주목받는다.
UAE에 대통령 특사 단장 파견
지선 일정에도 ‘무박 3일’ 방문
차기 당대표 후보들, 장에 ‘SOS’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장 의원을 대통령 특사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했다. UAE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별세했기 때문이다. UAE는 우리 정부의 대중동 외교의 핵심 국가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특사나 조문사절단장은 대통령의 최측근이나 중진 정치인이 맡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UAE와 레바논에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는 분”이라고 장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장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시작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 매우 부담스러운 일정이지만 ‘무박 3일’로 방문 일정을 극소화시켜 다녀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정치인 장제원’으로 복귀했지만 그의 위상은 거의 변함없다. 오히려 “입지가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실제로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차기 당권주자들이 장 의원에게 경쟁적으로 ‘SOS’를 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김기현·김태호 의원 등 PK 출신 당권주자들의 ‘장심(장제원의 의중) 잡기’ 경쟁은 치열하다.
장 의원은 부산 챙기기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차기 산업은행 회장 인선에도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 의원은 이날 “좋은 분이 지명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유치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지역과 관련이 있거나 이전에 우호적인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
그는 정부 부처나 대통령비서실, 공기업 인사 과정에서 부산 출신자를 적극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포함한 지역 현안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다. 그가 내년에 당내 2인자인 원내대표에 선출될 경우 명실상부한 ‘실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