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 식사 정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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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활발한 ‘식사 정치’가 화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 예능 방송에 나와 ‘대통령이 되면 꼭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혼밥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불통 논란에 빠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자신의 강점인 친화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 재직 때부터 식사와 술을 통한 이른바 ‘식탁 공동체’를 통해 동료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왔다.

취임식 직후 참모와 ‘단체 오찬’
주말 김건희 여사와 시장서 순대 구매
여야 지도부 만찬 제의도 같은 맥락

이 같은 행보가 취임 이후에도 통치와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용산 집무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전복죽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다른 참모진의 모습이 보이자 “이왕 (이렇게 된 거)같이 합시다”라고 제안하면서 ‘단체 오찬’을 했다.

이날 저녁 취임 축하 외빈만찬에는 외국 사절단뿐만 아니라 국내 4대 그룹 총수도 초대받았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친기업적인 정책을 기대하게 하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13일 대통령실 청사 1층 기자실을 방문해선 기자들에게 “공사가 다 끝나면 시루떡이라도 한번 먹읍시다”라고 제안했다. 당선인 시절 약속했던 김치찌개에 대해서는 “주방이 아직 안 됐다. 식당이 되면 양을 좀 많이 끓일게요”라고 식사를 통한 편안한 소통을 예고했다.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 광장시장의 단골식당을 찾아 김밥과 칼국수를 먹으려 했으나 사람들이 많아 떡볶이와 순대, 만두를 포장구매해 집으로 돌아와서 식사를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서민적 행보를 과시하는 것과 동시에 격의 없이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야당의 거부로 비록 무산됐지만 취임 일주일도 안 돼 여야 지도부와의 소통을 위해 만찬을 가지려 한 것도 윤 대통령이 ‘식사 정치’의 유용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퇴근할 때 서로 연락해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 하는 게 뭐 어렵느냐”며 야당과도 편안한 관계를 갖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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