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감 조성·혐오 표현 ‘청소년 사이버폭력’ 날로 심해져
피해 청소년 비율, 성인보다 배 높아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이 많아지면서 사이버폭력의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에 기대 언어폭력이나 소외감 조성, 그리고 혐오적인 표현을 하는 청소년의 수가 성인의 두 배에 이르는 실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7일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9000명과 만 20~69세 성인 7500명 대상으로 한 ‘2021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9일부터 11월 13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사이버 폭력의 피해 유형은 전년도와 유사했으나, 전체적인 피해 비율이 높아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조사에서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청소년이 29.2%로 15.7%라고 답한 성인보다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률보다 피해 경험률이 현저하게 높아 사이버폭력은 소수 또는 개인이 다수를 대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폭력을 행사하는 동기로 청소년들은 ‘보복’(36.8%)이나 ‘장난’(26.2%)을, 성인들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32.7%) 또는 ‘자신의 의견과 달라서’(26.9%)로 답했다. 청소년들의 경우 가해자들은 별 생각 없이 장난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사이버폭력을 당한 학생들은 ‘우울·불안 및 스트레스’(31.7%)를 느끼며 ‘복수’(34.1%)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실제로 사이버폭력의 가해 경험과 피해 경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도 전체 응답자의 8.3%에 해당해 피해 이후 가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의 피해 유형으로는 ‘언어폭력’(16.4%), ‘명예훼손’(10.8%), ‘스토킹’(8.3%) 순이었으며 사이버 ‘성폭력 피해’도 5.1%가 응답해 디지털기기를 바탕으로 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사이버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중대 처벌을 원하는 유형으로 청소년의 82.2%가 ‘불법 영상물 유포’를, 72.7%가 지인의 얼굴을 성적 모욕감을 주는 이미지로 만들어 게시하는 ‘지인능욕’을 꼽아 성적으로 연관된 부분에 특히 민감함을 보였다.
부산외국어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인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이버폭력은 익명성이라는 특성에 편승해 급속도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제도적 장치를 통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사회가 합심해 예상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