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호황 거제, 부동산 시장도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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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인 조선업 장기 침체로 빙하기를 맞았던 경남 거제 아파트 시장에 다시 봄바람이 불고 있다. 조선업 부활 기대감에다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 건설 등 잇따른 호재로 투자 가치가 높아진 덕분이다.

반면, 이미 120%를 넘긴 주택보급률과 ‘악성 미분양’도 여전한 상황에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6일 거제시에 따르면 최근 지역 내 신규 공동주택 건설을 위한 사업 승인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 수주 실적 부동산 가치 영향
서부경남KTX·가덕신공항 호재
7개 단지 7750세대 규모 신축
호황 맞물린 2~3년 뒤 실입주

당장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비업무용으로 매각한 사원아파트 부지에 대한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옥포 대우사원아파트 터에 1973세대 아파트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고, 삼성중공업 정문 사원아파트 부지도 더원파트너스가 1194세대를 짓겠다고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장평 게스트하우스 자리에는 동아디엔시가 430세대 규모 아파트를 구상 중이다.

미니신도시로 조성될 수양동 도시개발 용지에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700세대 규모 아파트 인허가 절차가 한창이다. 대우조선해양 배후 도심인 아주동에도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다. 아주(내곡)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이엔피코리아(주)가 지난달 1151세대 규모 아파트 신축 사업 승인을 받았다. 부지는 아주동 장흥사 뒤편 산자락이다.

여기에 고현항 항만 재개발 용지 일반상업지역 988세대와 상동2지구(변전소 주변) 1314세대까지 현재 준비된 프로젝트만 7개 단지 7750세대다.

이 같은 개발 붐은 조선업이 7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장기 호황을 예고하면서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경우, 실입주는 2~3년 뒤라 때마침 도래할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거제를 둘러싼 각종 호재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부경남KTX, 가덕신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기대 심리도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때 ‘불패 신화’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호황을 누렸던 거제 아파트 분양 시장은 조선업 불황과 함께 거품이 빠지면서 곤두박질쳤다. 2017년 들어 미분양 물량이 2000세대에 육박하며 그해 2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 시세는 반토막 났다. 그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조선업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아파트 시장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작년 5월 고현동 거제유로스카이 1113세대, 7월 상동 거제더?瀕晁Ц?브 1288세대 등 대단위 단지가 줄줄이 ‘완판’됐다. 골칫덩이 미분양도 빠르게 소진돼 올해 1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지정 4년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아직도 619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모두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다. 지역 내 주택보급률도 작년 말 기준, 122.5%에 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실수요보다 규제 강화에 대한 풍선효과로 외지인 투자 수요가 거제처럼 저평가된 비규제 중소도시로 집중됐다”면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만큼 투자 목적이라면 시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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