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사저 주변 시선유도봉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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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SNS를 통해 ‘반지성이 시골마을 평온을 깨고 있다’며 보수단체의 집회를 처음으로 비판한 지난 15일, 양산시가 사저 주변 도로 300여m 구간에 ‘시선유도봉’을 설치해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양산시는 15일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회관에서 문 전 대통령 사저 진입도로 입구, 신정희요(신정희도예)까지 이어지는 평산마을 도로 320m 구간 한쪽에 시선유도봉을 긴급히 설치했다.

갑작스러운 시선유도봉 설치는 지난 10일 문 전 대통령 귀향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낮으로 계속된 집회로 주민 민원이 계속되자, 경찰과 양산시가 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실제 문 전 대통령이 있는 평산마을에서는 지난달 29일 보수단체의 첫 집회 이후 유무형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한 단체가 지난 11일부터 확성기를 이용해 밤샘 방송을 하면서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경찰과 양산시에 360건(양산시 국민신문고 민원 포함)이 넘는 민원을 제기하고, ‘야간 방송을 금지해달라’는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이를 보다 못한 문 전 대통령도 SNS에 “반지성이 시골마을 평온을 깨고 있다”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시선유도봉은 중앙선 침범을 막거나 불법 유턴, 주정차 방지를 목적으로 주로 설치되는데, 평산마을의 경우 주정차 방지가 목적이다.

평산마을 도로 폭은 4~6m에 불과해 한쪽에 시선유도봉이 설치되면서 폭이 최소 0.5m가량 줄어들었다. 이 구간에 차량을 주차하면 교행이 어렵게 돼 자연스럽게 집회 감소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평산마을에서 집회에 동원되는 확성기와 차량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또 시선유도봉으로 최소 0.5m 내외의 인도가 만들어져 문 전 대통령 사저 방문객들의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시선유도봉 설치로 정차 역시 쉽지 않아 사저 방문객을 내쫓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방문객들은 대부분 평산마을까지 와서 잠시 차량을 정차한 뒤 사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사저를 둘러보고 간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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