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선자산에 헬기 추락 조종사 숨지고 2명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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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선자산에 헬기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기체가 등산로 인근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추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제소방서와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께 거제면 동상리 선자산 정산 부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당시 거제시가 발주한 숲길 정비 사업에 필요한 자재를 매달고 가다 착륙 지점을 500m가량 앞두고 땅으로 떨어졌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인부는 119에 “헬기가 산 정상에 이르러 서서히 하강하다가 추락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산 25인승 노후 기종
정비 사업 자재 운반 중 사고

구조대는 신고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5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해 부상자 구조 작업을 벌였다. 거제소방서 김승태 소방행정과장은 “산세가 험한 데다 최초 신고가 ‘헬기가 추락했다’는 포괄적 내용이라 사고 지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신고 직후 4개 조를 편성해 수색 작업을 벌였고 2시간여 만에 헬기로 이송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추락 지점은 산 전망대에서 약 50m 아래 숲이 우거진 곳으로 등산로 바로 옆이었다. 구조대 도착 당시 헬기는 프로펠러와 동체 일부가 파손된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다.

탑승자 3명 중 기장(60대 남성)은 조정석에, 부기장(60대 남성)과 정비사(30대 남성)는 뒷좌석에 있었다. 부기장은 오른쪽 대퇴부와 허리, 정비사는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다행히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

반면 기장은 의식 불명에 숨도 쉬지 않았다. 왼발이 기체에 끼여 어렵게 구조된 기장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울산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지만,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기장과 정비사는 창원과 부산 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부기장은 허리를 심하게 다쳐 집중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비사는 긴급 뇌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한편, 사고 헬기는 미국 록히드마틴 산하 시코르스키사의 1969년산 25인승 ‘S-61N HL9490’기종이다. 현재 민간 화물운송회사 소유로 경남도가 산불 진화목적으로 임차해 운항해 왔다.

이날은 거제시가 발주한 등산로 정비 사업에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다 사고가 났다. 운반하던 자재는 2m 길이 철제 H빔으로 이날 두 번째 수송 작업 중이었다. 자재는 동체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김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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