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첫 추경안 시정연설이 진행된 16일 국회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경청 속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등 ‘1기 내각’ 인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엿새 만에 다시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을 박수로 맞았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윤 대통령, 국회 사전 환담서 배경 언급
14분 국회 연설 도중 총 18번 박수 나와

이날 14분 40초 정도 이어진 윤 대통령의 연설 도중엔 총 18번의 박수가 나왔다.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박수를 쳤고, 민주당 의석에선 차분히 지켜볼 뿐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연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연설 후 본회의장 여야 의석 사이사이를 지그재그 형태로 돌며 ‘릴레이 악수’를 나눠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 대부분도 윤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외면하지 않고 웃으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종료 후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느라 약 4분간 국회 본회의장에 더 머물다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이 '악수 릴레이'를 돌 땐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진복 정무수석, 민주당 출신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이날 시정연설에는 여야 대치 국면에 흔히 보이는 반대 손팻말이나 야유, 고성 등이 등장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시정연설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와 가진 사전환담 자리에서는 지난 10일 취임 기념 만찬에서 김건희 여사와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참석자가 당시 상황을 언급하자 김 여사에게 직접 들은 내용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에게 (윤 위원장이)왜 웃었냐고 물으니, ‘파평 윤씨 종친이기도 한데 잘 도와 달라’고 윤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한다”고 부부간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시댁이 파평 윤씨이고 시아버님이 ‘중’(重)자 항렬로 위원장님과 항렬이 같다.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부친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이와 관련, 당시 만찬 직후 해당 장면이 찍힌 사진이 공개되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는 “웃음이 나오느냐”며 윤 위원장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고, 윤 위원장은 “그 순간이 포착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