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 행보 해석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인 통합 행보에 나섰다. 보수진영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을 적극적으로 껴안고, 야당을 진정한 국정의 동반자로 추켜세우는 과정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전원참석을 요청했다. 5·18 기념식은 윤 대통령이 취임 후 맞는 첫 국가기념일 행사다. 윤 대통령은 “국민 통합 의지와 5·18 정신 구현에 힘을 실어 달라”는 취지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요청했고, 당 지도부는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새 정부의 대통령실 수석들과 장관들도 광주로 가는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할 경우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공약했고, 기념식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의회주의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며 입법부를 존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범여권 차원에서 기념하고, 야당과의 적극적인 협치를 내세우는 것이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윤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단기적으론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호남권에서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