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폐암, 꾸준한 검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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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코로나19 유행은 일상과 암 질환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암 검진 수검률이 감소했다. 코로나 감염 위험에 대한 부담이 암 검진을 감소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초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많았던 이탈리아의 조사 결과, 2019년 대비 2020년 신규 폐암 진단 환자가 약 7%나 줄었고 특히 말기 폐암 환자의 비율이 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는 폐암 의심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늦게 방문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만성폐질환, 지속되는 기침, 쌕쌕거림, 객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폐암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다면 폐암 조기진단을 위한 표준 검사인 저선량흉부CT를 고려해야 한다.

흡연과 폐암의 강력한 연관성이 강조되다 보니 비흡연자들은 폐암은 자신과 무관한 질병으로 생각하고 무시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폐암환자 4명 중 1명 정도는 비흡연자 또는 여성일 정도로 비흡연 폐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흡연력이 없더라도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직업적으로 폐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유해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경우 폐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유전자 이상(EGFR, ALK, ROS1 등)이 발견되는 빈도가 높아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유전자 이상 부위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이 커지고 전이되는 것을 막아주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유전자 이상은 EGFR 돌연변이로 약 40%에 해당한다. 다행히 이 변이에 효과가 입증된 여러 치료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고 최근 3세대 국산 폐암 신약이 개발돼 폐 및 뇌, 전이 모두에 좋은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부산지역은 암 치료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0년 발표한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 부산백병원을 포함해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등이 폐암 치료를 잘하는 병원 1등급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폐암 5년 생존율이 2001~2005년도 14.4%에서 2015~2019년도에는 32.1%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의료진, 환자, 보호자가 협력해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아 나가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안타깝지만 암이나 급·만성 폐질환이 코로나 시대라고 우리를 비껴가지는 않는다. 폐암 검진을 하면 폐암뿐 아니라 기타 급·만성 폐질환도 진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폐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기존 만성폐질환으로 관리를 받는 이들도 코로나 염려로 치료를 중단해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질환 치료 역시 하루속히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리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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