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식당에서 울며 떼쓰는 장면. 사진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유튜브 캡처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출연한 '애티켓(아이+에티켓)' 캠페인에 네티즌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애티켓(아이+에티켓)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공원, 식당, 직장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공원 편에선 젊은 연인이 커피를 들고 공원을 걷다가 달려오던 아이와 부딪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연인이 마시던 커피는 바닥으로 쏟아져 바지와 신발을 더럽힌다. 우는 아이를 바라보며 연인이 어떻게 대처할지 망설이는 순간, 오 박사가 등장해 "아이는 키가 작으니까 시야가 좀 좁아요. 몸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숙하죠. 성장 중인 아이니까 너그럽게 봐주세요"라고 말한다. 이에 젊은 연인과 달려온 부모는 아이에게 "괜찮아? 안 다쳤어?"라고 물었고 아이는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다.

식당 편에서는 아이가 울며 떼쓰는 장면이 나오고 주변 손님들이 그 가족에게 다소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이때 등장한 오 박사는 "아이는 낯선 장소에서 불안해하죠. 말 안 듣는 아이로 보이겠지만 마음이 힘든 거다.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의 마음 표현을 이해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에 아이의 가족은 주변 손님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고, 손님은 "괜찮아요"라고 답한다.

마지막 직장 편에서는 야근하던 남성이 어린이집으로부터 "하원 시간 지났는데 몇시쯤 데리러 오시냐"는 전화 연락을 받는 장면이 연출됐다. 남성이 "최대한 빠르게 가보겠다"라고 답하는 순간 직장 상사로 보이는 인물이 그를 쳐다보며 눈치를 준다.

오 박사는 "엄마, 아빠가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으면 아이는 우주에 혼자 남은 것처럼 불안하고 무섭겠죠.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라고 말한다. 이에 직장 상사는 "괜찮아. 퇴근 시간인데 얼른가"라고 말한다. 오 박사는 "애티켓, 육아하는 부모를 배려해 '괜찮아'라고 말해주세요"라고 제안한다.

끝으로 "아이를 배려하는 작은 실천 애티켓, 함께 하는 당신이 멋져요.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니까요"라는 멘트로 마무리된다.

해당 캠페인 영상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영상에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삭막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약자가 맞고 배려는 당연하다", "이 광고를 보고 나니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등의 내용이었다. 반면 "이게 저출산과 무슨 상관이 있냐", "배려를 강요당하는 느낌이다", "많은 사람이 아이의 잘못보다도 부모의 대처에 화나는 것이다", "아이의 잘못을 보고도 사과하지 않는 부모까지 배려해야 하는 지는 의문" 등의 부정적인 견해도 잇따랐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