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마친 주상욱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로 빚고 싶었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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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상욱이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주인공 이방원을 맡아 안방극장 시청자를 만났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주상욱이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주인공 이방원을 맡아 안방극장 시청자를 만났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군주보단 인간 이방원을 그리고 싶었어요. 32부작이 짧게 느껴졌죠.”

배우 주상욱(43)은 최근 종영한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과의 만남을 이렇게 돌아봤다. 최근 종영한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이방원을 연기한 그는 “인생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주상욱은 “이번 작품으로 배운 게 많아 앞으로 뭘 해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KBS가 5년 만에 선보인 대하사극이다. ‘대하사극의 정석’으로 불리는 KBS 대하사극엔 그간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시청자를 만나왔다. 주상욱은 “처음에 캐스팅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분이 걱정하신 걸 안다”며 “저도 부담이 많이 돼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방원 역할을 맡은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사극 경험은 있지만, KBS 대하사극은 처음이라 새로 배우는 마음으로 했다”고 했다.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스틸 컷. KBS 제공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스틸 컷. KBS 제공

주상욱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 이방원’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아들인 이방원은 그간 여러 드라마에서 다뤄진 만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배우 유동근과 김영철, 안재모 등도 다른 드라마에서 이방원을 연기한 바 있다. 주상욱은 “그동안의 작품이 이방원의 업적이나 군주로서의 모습을 주로 조명했다면, 난 이방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보려고 했다”면서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사극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야기의 흐름이 가족에서 시작해 형제로 갔다가 다시 가족으로 돌아가는 걸로 봤죠. 사람 냄새 나는 이방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캐릭터 분석은 PD가 준 이방원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꼼꼼하게 했다. 주상욱은 “PD님이 두꺼운 논문을 두 편 가져다 주셨다”며 “처음에는 부담됐는데 읽다 보니 재미있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방원의 모든 시간을 담아내야 해 사건을 더 주의 깊게 보려고 했다”며 “나이에 따라 목소리를 긁고 소리를 지르면서 연기 톤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방송을 시작해 순항하던 드라마는 방영 도중 암초를 만나 좌초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낙마 장면 촬영으로 다친 말이 사망하면서 드라마 폐지를 요청하는 여론이 들끓어서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6주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친 뒤 방송을 재개했다. KBS는 그 기간에 출연 동물의 안전 보장을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다.

1998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배우 주상욱은 올해로 25년 차 배우가 됐다. HB엔터테인먼트 1998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배우 주상욱은 올해로 25년 차 배우가 됐다. HB엔터테인먼트

주상욱은 “드라마가 인기 상승 곡선을 타고 있을 때 말 사건이 터졌다”며 “이후 내부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연으로서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정말 드라마가 폐지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주상욱은 “이전까진 한 작품이 무탈하게 종영하는 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겪어보니 그게 아니더라”며 “이번 드라마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1998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연기를 시작한 주상욱은 올해로 25년 차 배우가 됐다. 드라마 ‘아빠 셋 엄마 하나’ ‘선덕여왕’ ‘자이언트’ ‘굿 닥터’ 등에서 시청자를 만나온 주상욱은 오는 6월 첫방송하는 tvN 새 드라마 ‘환혼’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전작인 ‘자이언트’와 함께 이번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면서 “새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면 잘 스며들 수 있게 열심히 해낼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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