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앞세운 ‘운동화 시장’vs 능력 내세운 ‘혁신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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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올해 특례시로 승격된 경남 창원시에서는 시장직을 놓고 여야 두 후보가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다.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선 창원시는 비수도권에서 유일한 특례시다. 창원특례시를 이끌어갈 수장에게는 그에 걸맞는 상당한 권한이 주어지는 반면 막중한 책임도 따른다. 이번 창원시장 선거는 현 시장인 더불어민주당 허성무(58) 후보와,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홍남표(61)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창원병원 앞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마산발전정책간담회 참석, 활어상인회 방문 인사, 창원양궁협회 이사회 참석 등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홍 후보도 이른 아침 마산어시장 경매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창원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 봉암공단, 유니시티 입주자 대표 간담회장을 차례로 방문하는 등 이날 종일 강행군을 이어갔다.

허성무 “5대 전략 50대 과제”
권역별 특색 살린 공약 눈길
홍남표 “4차 산업혁명 발맞춤”
전문가적 지식과 경륜 강조


■‘방패’와 ‘창’의 정면 대결

6·1 창원시장 선거는 ‘창원특례시장’을 주민이 직접 뽑는 첫 번째 선거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다.

다자 구도였던 4년 전 시장선거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에도 눈길이 간다. 재선에 도전하는 허 후보는 4명의 보수 성향 후보를 포함해 6명이 겨룬 2018년 창원시장 선거에서 48.02%의 득표율로 시장직을 꿰찼다.

지난 3·9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전체 5개 선거구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앞섰다.

이번 시장선거에서 허 후보는 탄탄한 지역 기반이, 홍 후보는 보수 색채가 짙은 지역 특성이 각각 강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창원시내에서 만난 한 시민(50대)은 “광역시에 버금가는 특례시장을 뽑는 선거여서 시민들의 눈과 귀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이번 선거에 더 많이 쏠리고 있다”면서 “그만큼 이번 시장 선거 투표율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성무 “창원 대도약의 완성”

허 후보는 2018년 창원시장 선거에서 민주당계로는 처음으로 당선됐다. 허 후보는 4년 재임 기간 지역 곳곳을 누비며 쌓은 시정 경험 등 현직 프리미엄을 발판으로 삼아 반드시 연임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허 후보는 ‘허성무 1기 시정’으로 창원 대변혁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허성무 2기 시정’은 삶이 행복한 창원특례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허 후보는 “지난 4년간 ‘운동화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곳곳을 직접 뛰어다녔다”며 “이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시정에서도 행복이 넘치는 창원시로 나아가겠다”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한다.

허 후보는 진해·마산·창원 3개 권역의 특색 있는 균형발전을 도모할 3대 전략 15대 과제, 그리고 창원이 꿈꾸는 모든 것이 현실로 이뤄지도록 이끄는 ‘창원만사성’ 5대 전략 50대 과제를 공약으로 내세워 지지세 확산과 지지층 결속을 다지고 있다.

허 후보는 “동북아 최고의 스마트 항만도시 ‘글로벌(Global) 진해’, 문화·관광·예술의 기반 위에 우수한 정주 여건을 갖춘 명품도시 ‘글로리(Glory) 마산’, 새로운 도시계획과 신산업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를 이끄는 미래도시 ‘그랜드(Grand) 창원’을 만들어 3개 도시가 ‘3시 3색’ 특색 있게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개발제한구역 전면 해제 △주거·교통 으뜸도시 조성 △함께 누리는 문화도시 건설 등도 공약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과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지난 4년간 창원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쌓아온 저의 풍부한 지방자치 경험이 많은 성과로 나타났다”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홍남표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홍 후보는 서울대 건축학과 재학 중 기술고시에 합격했다. 공직에 입문한 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등을 지냈고, 미국 공인 프로젝트경영전문가(PMP) 자격을 보유한 ‘혁신 전략가’다. 특히 원자력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홍 후보는 “중앙 부처 등에서 오랜 기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쌓아 온 지식과 경륜, 열정을 오롯이 창원을 살리는 데 쏟아 붓겠다”는 각오로 자신의 얼굴을 알리려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권 5년과 민주당 창원시정 4년 동안 많은 창원시민은 꿈과 희망을 잃었다. 더 늦기 전에 창원의 성장 엔진을 바꿔야 한다”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홍 후보는 “과거 산업화 시대 마산자유수출지역과 창원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했으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가 됐다”고 창원을 진단한다.

그는 “창원의 시대 정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창원을 혁신해 지역경제 활력을 되찾고 정이 흐르는 건강한 공동체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온 혁신가, 과학기술과 산업정책 방향을 설계해 온 전략가, 창원 혁신에 역량과 혼을 다 바칠 새로운 지도자를 믿고 확실하게 밀어 달라”고 말한다.

주요 공약으로는 △도시공간 재구조화 △청년이 꿈꾸는 도시 조성 △교통 문제 없는 편리한 도시 건설 등을 내놨다.

홍 후보는 “창원 재도약의 전환점이 될 이번 시장선거에서 일대일 승부를 통해 제대로 된 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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