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투쟁 있어야만 자유민주주의 지켜”… 두 정상 통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대 가장 빠른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한·미 동맹 등 양국 현안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생각 등 가치관에서도 깊은 공감대를 드러냈다. 정상 간 신뢰가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윤석열-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양측의 전날 소인수 회담과 단독 환담 일정이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길어졌던 부분과 관련, 두 정상 간 사적인 대화부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등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고 했다.

양국 현안·가치관서 깊은 공감대
윤, 예이츠 시 인용하며 건배사
바이든은 김건희 여사에게 덕담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어떻게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됐는지 등 개인적인 얘기를 했고, 윤 대통령도 검찰에서 27년을 근무하다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그냥 놓아두면 굴러가는 게 아니라 노력과 투쟁이 있어야만 지킬 수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확인했다”면서 “회의에 참석한 어떤 분은 ‘(두 정상이)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도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좋아하는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의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는 시 구절을 인용한 건배사를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시작부터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초기부터 많이 알게 됐다”며 “너무 많은 정보를 준 거 아닌가 걱정된다”며 웃으며 화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정상 외교 무대 ‘데뷔’도 눈에 띄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한 남자들”이라고 인사하며 웃었다고 한다. 이는 남자가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의미로 김 여사에 대한 덕담 성격이었다. 김 여사가 “조만간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오시면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답방 때 김 여사가 동행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담 후 공동발표 자리에서 CNN 기자로부터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헬로”라고 말하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끝(period)”이라고만 답했다. 전창훈 기자 jc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