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지방선거 호재? 악재?… 여야, 아전인수식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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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전날 마무리된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23일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였다.

9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의 변수로서 파급 효과를 확대, 또는 차단하려는 신경전도 보태졌다.

국힘 “든든한 여당 이미지 각인”
민주 “아마추어 외교 무대 데뷔”

여권은 취임 후 열흘 만에 초대형 외교무대 데뷔전을 대과 없이 치른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호평하면서 ‘든든한 집권 여당’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당정이 전방위로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 등 지방선거 현장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먼저 찾은 사실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바뀌니 국격이 달라졌다”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추어올렸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대통령 취임 후 열흘 만에 한·미 양국의 의지와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성과”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성과를 내니 민주당이 자격지심에 못 이겨 깎아내리기를 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가진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신념을 가진, 넓은 세계관의 대통령이 계셔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했다”면서 “(양 정상이)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더 격상시켜 나가자는 미래 청사진에 공감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밥 먹고 담소를 나누는 수준’이었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한·미 관계에 경도돼 대중 관계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이번 회담과 관련, “(회담)결과가 나온 것을 보니 1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발표한 공동성명 내용과 다른 게 하나도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경제에도 아마추어, 안보에도 아마추어, 외교에도 아마추어다. 민생에도 아마추어인 것은 보나 마나 뻔한 일”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도 “덕담이나 주고받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밥 먹는 수준의 회담”이라며 “미국 중심으로 외교를 해도 중국과 완전히 등을 돌려서는 안 되는데, 그 점을 고려하는 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미동맹 강화를 명확히 하고, 경제·기술·글로벌 공급망까지 동맹을 확장한 점은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방 선거 표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투자 발표 등 미국이 선물 보따리를 두둑하게 챙긴 반면 국내에는 눈에 띄는 실익이 없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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