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봉지 든 채 장소 이동 종일 강행군에도 차분한 표정
[부산시장 후보 동행 취재]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낮 12시 40분께 부산 사하구 괴정골목시장 앞에서 짬을 내 <부산일보> 이승훈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후보는 시민들의 셀카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김종진 기자“후보님! 후보님! 그리로 가시면 안 됩니다. 이동하셔야 돼요.”
23일 낮 12시 40분 부산 사하구 괴정골목시장 입구.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지지자들의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한 뒤, 골목시장으로 들어서려 하자 보좌진이 급히 달려가 막았다. 늦어진 일정 탓에 바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며 말린 것이다. 박 후보는 아쉬운 듯 시장 입구 쪽 노상 상인 2~3명과 손을 맞잡은 뒤 발길을 돌렸다.
‘발로 뛰는 유세’가 선거 전략
기념 사진 요청도 모두 응해
이동 중엔 토론회 원고 검토
“고단해도 현장 오면 힘 난다”
박 후보는 “손이라도 좀 따뜻하게 잡아드리고 싶은데 일정이 제맘대로 되지 않으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점심 끼니용 김밥 봉지를 든 채 차에 탔다.
박 후보의 이번 선거 전략은 ‘발로 뛰는 유세’다.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에도, 더 많은 시민과 다양한 단체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겠다는 의지가 유세 현장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도 오전 10시 30분(언론사 토론회)→낮 12시(사하구 괴정시장 유세)→오후 1시 30분(부산진구 메타버스 선거캠프 개소)→오후 2시(ICT 유관 협회 300인 지지선언)→오후 2시 30분(부산지역 학부모 지지선언) 등 짧은 시간 수십 km를 오가는 일정을 소화했다. 하루 동안 부산지역 학부모, 부산어린이집 연합회 등 3~4개 단체를 직접 만났다.
박 후보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차분하게 시민을 대했다. 괴정시장 유세에서도 단 한 번도 “제가 바빠서”라는 말 없이 쇄도하는 기념사진 요청에 모두 응했다. 시민과의 대면 인사로 일정이 늦어진 탓에 예정했던 냉면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는 김밥으로 끼니가 바뀌었다. 박 후보는 이동 할 때도 지인과 통화하며 인사를 나누기 바빴다. 박 후보는 “차 안에서는 주로 전화하거나 토론회 원고를 본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선거캠프 오픈식을 10분 앞두고 선거사무소에 도착한 박 후보는 기다리고 있던 지역 기업인들과 공식 일정에 없던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땀 범벅이 된 마스크를 바꾼 뒤 곧장 같은 건물 19층에 마련된 촬영장소로 향했으며,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먼저 옆에 있는 시민에게 악수를 건넸다. 박 후보 측은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를 계속 끼었다 벗었다 하고, 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한 유세 현장만 다녀오더라도 마스크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선거캠프에 들어간 박 후보는 참석자들의 재치 있는 질문에 그간의 피로를 잊고 웃음꽃을 피었다. ‘하루 중 언제가 제일 행복한가’를 묻자 “잠자는 시간”,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질문에는 “아침에 커피를 내릴 때”라고 답글을 달았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삼행시를 직접 읽고, 정책 제안글 10여 개에 직접 답하는 등 메타버스 선거캠프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오픈식이 끝나자 “내가 쓰던 키보드와 달라서(답변이 느렸다)”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오픈식에서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새 기술을 얼마나 빨리 잘 장착하느냐에 미래가 달렸다”면서 “부산도 메타버스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 여러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30부산월드엑스포도 메타버스로 만들어 진행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는 오후 4시 30분부터 이준석 당 대표, 오태원 북구청장 후보와 구포시장을 도는 합동 유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후보는 “쉴 시간이 거의 없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현장에 오면 늘 힘이 난다”면서 “선거가 끝나면 잠 좀 자고, 좋아하는 테니스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