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양발로 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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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득점왕 손흥민

“어릴 때부터 꿈꿔 온 것이 내 손안에 있습니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어린 시절부터 꿈꿔 온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등극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초 대기록이다.

노리치시티 원정서 22·23호 골
살라흐와 공동 득점왕에 등극
페널티킥 없는 필드골로만 위업
유럽 5대 리그 아시아인 첫 기록
손 “어릴 때부터 꿈꿔 온 일” 감격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EPL 38라운드 최종전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두 골을 몰아치며 토트넘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승점 71(22승 5무 11패)로 리그 4위 자리를 지키며 5위 아스널FC(승점 69·22승 3무 13패)를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2019-2020시즌 이후 3시즌 만의 챔스리그 무대 복귀다.

이날 리그 22·23호 골을 잇따라 터트린 손흥민은 같은 시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를 상대로 1골을 넣은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FC)와 함께 정규리그 23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EPL에서 공동 득점왕이 나온 건 이번이 5번째다.

세계 최고 리그로 꼽히는 EPL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 1위에 오른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유럽 5대 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를 통틀어도 아시아인 득점왕은 손흥민이 최초다. 손흥민 자신도 경기 뒤 인터뷰에서 “(득점왕은)어릴 때부터 꿈꿔 온 일이다. 믿을 수가 없다. 정말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힐 정도로 EPL 득점왕은 손흥민 이전에 아시아권 국가에선 감히 넘볼 수 없는 타이틀이었다.

손흥민은 공격포인트에선 30개(23골 7도움)로 공동 득점왕인 살라흐(36개·23골 13도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득점은 페널티킥 골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 살라흐는 23골 중 5골이 페널티킥 득점이다.

역대 EPL 득점왕 중 페널티킥 득점이 하나도 없던 선수는 모두 9명에 불과하다. 티에리 앙리(2004-2005·25골), 디디에 드로그바(2006-2007·20골), 루이스 수아레스(2013-2014·31골), 사디오 마네(2018-2019·22골) 등이다. 그리고 손흥민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손흥민의 득점이 더욱 돋보이는 건 적은 슈팅 개수에도 많은 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손흥민은 전체 슈팅 86개 중 유효슈팅 46개를 기록하며 23골을 작성했다. 반면 살라흐는 슈팅을 139개나 날린 가운데 60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슈팅 정확도가 훨씬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손흥민은 득점왕 등극과 함께 수많은 기록도 쏟아냈다. 지난 시즌 기록한 자신의 단일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17골)을 한 시즌 만에 넘어섰다.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골 1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24골(8도움)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기존 22골)이기도 하다.

이날 멀티 골로 손흥민은 7시즌 동안 EPL 232경기에서 93골을 넣어 EPL 통산 득점 랭킹 38위로 올라섰다. 시즌 전 70골로 63위였던 순위를 25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다음 시즌엔 EPL 정규리그 통산 100골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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