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선거로 표심 잡기… 무소음 유세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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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부산지역 주요 후보들이 ‘무소음 유세’로 이색 선거운동에 나섰다. 선거철 홍보노래와 확성기 소음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배려 선거’로 표심을 견인하겠다는 의도다.

부산 동구청장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최형욱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작은 스피커를 단 소형 트럭으로 골목을 누빈다. 주택가를 지날 땐 자신을 알리는 홍보노래 볼륨을 낮춘다. 최 후보는 “좁고 높은 산복도로 골목을 다니다 보니 요란한 유세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가능하면 스피커 소리를 낮추고 차에서 내려 주민들과 직접 인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하구청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이갑준 후보도 시민들의 일상에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며 마이크 유세 없는 ‘뚜벅이 유세’를 약속했다.

골목 돌 땐 스피커 볼륨 낮추고
소형 확성기로만 ‘공약 알리기’
‘뚜벅이’ ‘슈퍼맨 복장’ 유세도

해운대구3 지역구 광역의원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김태효 후보도 이번 선거운동에서 ‘무소음’을 지향한다. 김 후보는 주택가 골목 안에 들어설 땐 소형 확성기로만 목소리를 살짝 높여 주민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알린다. 그는 “부산은 고지대 골목이 많아 기동성 있는 소형 차량과 소형 스피커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유권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 김삼수 후보도 선거용 노래를 하루에 단 한 번만 틀기로 했다. 소음을 일으키는 선거운동 방법 대신 특이한 복장으로 스스로를 알린다. 그는 "소음 발생을 최소화하고 홍보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슈퍼맨 복장' 유세를 고안해 냈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반갑다는 반응이다. 주민 이 모(34·연제구) 씨는 “후보들이 서로 질세라 볼륨을 높여 유세차량을 피하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소음 경쟁이 덜해 오히려 후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변화는 선거법 개정 영향이 크다. 6·1 지방선거부터 선거 유세차량·확성기의 소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 법률에 따르면 유세차량에 부착한 확성장치 소음은 127dB(데시벨)을 초과할 수 없다. 대통령과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150dB 까지 소음이 허용된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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