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든 당신에게 온기 전할 한마디 ‘안녕하세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인수 역… 배우 이순재

배우 이순재는 여전히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 말한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연기 경력만 66년이 넘지만, 늘 채워나갈 게 많아서다. 영화 ‘안녕하세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순재는 “매 작품 죽을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순재는 이 작품에서 호스피스 병동의 터줏대감 ‘박인수’를 연기했다. 병동서 ‘박 노인’으로 불리는 인수는 죽는 법을 배우러 온 여고생 ‘수미’에게 살아갈 힘을 전하는 인물이다. 이순재는 “이 영화는 ‘죽을 때까지 안녕하란’ 의미를 담고 있다”며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는데, 잘 사는 게 뭔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삶·진짜 어른 되새기는 작품
K 콘텐츠 세계적 비상 자부심
연기 66년째… 늘 채워 나갈 것”

작품 속 이순재의 대사 한 마디, 행동 하나는 ‘좋은 삶’과 ‘진짜 어른’을 두루 생각해보게 한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불어넣는 마법 같은 효력을 지녀서다. 이순재는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한 번뿐인 인생인데 다른 이에게 상처 주거나 손해를 입히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원한을 사지 않고 살다가 죽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일 것”이라며 “항상 자기절제를 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한국 TV 드라마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게 1962년 1월 방영된 KBS 첫 TV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서 대중을 만났고, 이후 수백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인생의 궤를 나란히 해왔다. 이순재는 “늘 죽을 각오로 연기 해오고 있다”며 “항상 새로운 걸 찾아 도전하다 보니 나와 가족의 행복권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웃었다. “지금 우리 작품을 보면 상당히 좋아졌어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잖아요. 윤여정, 오영수 등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조명했고요. 한국 작품과 배우도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는 건 증명됐으니 앞으로는 누구든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날개 달 수 있을 거예요.”

현역 최고령 배우인 이순재는 구순을 앞둔 지금도 영화와 연극,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대중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국민 아버지부터 대통령, 왕 등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셀 수 없다. 올 초에는 연극 ‘리어왕’에 도전해 관객을 만났다.

이순재는 리어왕의 구절인 ‘부자들아, 비바람을 맞고 있는 헐벗고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몸소 느껴보라’를 인용하며 “어떤 일을 하든 상대를 생각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은 바람을 덧붙였다. “‘여민동락’이라고 하죠. 리더는 아랫사람과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정치인이든 배우든 일반인이든 그런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나중에 ‘잘 살았다’고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