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에서 체감한 스포츠카의 매력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포르쉐코리아가 지난주 국내에서 잇따라 트랙행사를 열고 자사의 스포츠카 등을 소개했다. 한국토요타는 국내에서는 드문 수동변속기 스포츠카 모델인 ‘GR86’으로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미디어 대상 시승회를 가졌고, 포르쉐코리아는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2년 만에 자사의 고성능 차량을 내세워 ‘포르쉐 월드 로드 쇼(PWRS)’ 행사를 가졌다.
강원도 인제서 토요타 ‘GR86’시승
드문 수동변속에 후륜구동방식
미끄러운 노면도 부드러운 주행
■토요타 ‘GR86’ 동승기
이번에 선보인 GR86은 ‘토요타 86’이후 10년 만의 신차로, 토요타 모터스포츠팀인 ‘가주 레이싱’이 개발과 튜닝에 참여한 정통스포츠카다.
지난 17일 시승회에서 만난 GR86은 앞서 출시된 소형 자동변속기 스포츠카인 토요타 ‘GR 수프라’와 비교해 전장은 115mm 짧은 4265mm인 반면 앞뒤바퀴 축간 거리인 축거(2470mm)는 105mm 긴 2575mm다. 실내공간이 넓고, 동급 대비 주행에서 안정감이 있다.
GR86은 2.4L 4기통 자연흡기 수평 대향 가솔린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등을 갖춰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낸다.
스포츠카로는 배기량과 출력, 토크가 다소 낮은 편이지만 레이싱 능력은 정통스포츠카 답게 수준급이다.
GR86은 후륜구동방식으로, 엔진이 차량 앞쪽에 위치하고 구동바퀴가 후륜인 FR 스포츠카로 분류된다. 앞뒤로 차량 무게를 고르게 배분해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GR86의 새 플랫폼은 이전 세대 모델인 토요타 86의 플랫폼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강성이 강화됐다. 섀시가 단단해졌고, 핸들링 성능도 좋아졌다.
이날 시승회에서 드리프트, 짐카나(장애물 회피 코스), 트랙 등을 인스트럭터가 주행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방식으로 간접 체험했다.
드리프트 코스에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점은 GR86의 구동축인 후륜의 부드러운 반응이다. 드리프트는 코스 바닥에 물을 뿌리 뒤 다소 미끄러운 노면에서 차량의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을 활성화시키는 트랙션 모드를 끈 상태로 진행됐다. 기어를 1단으로 변속한 뒤 길이 50m 가량의 드리프트 존 안에 위치한 콘 장애물들 사이를 선회했다. 인스트럭터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한쪽으로 급하게 돌린 뒤 차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차체가 곧바로 자세를 회복했다.
이어 짐카나 코스에선 S자 주행에서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급격히 꺾었는데도 안정적으로 코너링이 이뤄졌다.
트랙에서도 GR86의 코너링 실력은 탁월했다. 서킷 내 여러 개의 급회전 구간에서도 깔끔하게 통과하는 모습이었다. 권봄이 인스트럭터는 “고출력 스포츠카에 비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모델이지만 코너링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
‘911터보 S’ 등 차량 21대 시승
갑작스러운 멈춤에도 제동 탁월
■2년 만에 개최된 ‘포르쉐 월드 로드쇼’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포르쉐 독일 본사가 직접 주관하는 행사로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국내에서 열렸다. 국내 곧 출시되는 ‘타이칸 GTS’와 국내 미출시 ‘파나메라 GTS’, ‘파나메라 터보 S PHEV 스포트 투리스모’ 5종 등 독일에서 공수한 21대의 차량들을 고객들이 직접 타 볼 수 있다.
기자는 지난 19일 열린 행사에 참가해 ‘911 터보 S’와 ‘911 GT3’, ‘911 카레라 4S·GTS’, ‘911 타르가 4 GTS’, ‘718 박스터 GTS’ 등 스포츠카에서부터 카이엔과 마칸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타이칸 등을 차례로 시승했다.
스포츠카 시승에선 출력이 가장 뛰어난 911 터보 S가 성능 면에서 다른 모델들을 압도했다. 스포츠 모드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꿔가면서 달렸는데 순간 가속성이 뛰어나고, 코너링도 부드럽게 이뤄졌다.
이어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를 타고 급출발 기능인 런치 컨트롤과 함께 제동성능을 직접 체험했다. 런치 컨트롤은 차량의 최고 출력을 한꺼번에 뿜어내며 급가속을 할 수 있는 기능으로,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은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놓으면 급가속이 이뤄진다.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는 최고출력 662마력에 제로백이 2.8초다. 런치 컨트롤을 시작해서 브레이킹을 해야 하는 라바콘이 있는 50여m 구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라바콘에서 브레이킹을 강하게 밟았더니 차량이 5~10m 사이에 흔들림 없이 멈춰섰다.
이어 2인승 4기통 오픈카인 718 박스터 GTS를 타고 라바콘 사이를 오가며 차량의 우수한 조향능력과 주행 안전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포르쉐 인스트럭터는 “정밀한 핸들링과 뛰어난 코너링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섀시를 10mm 낮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카이엔과 마칸 등 SUV로 트랙을 돌았다. 앞서 스포츠카를 탈 때와는 주행 느낌에서 확연한 차이다. 엔진 사운드는 물론이고, 서스펜션도 부드럽게 세팅돼 있다. 특히 최고출력 640마력의 카이엔 터보 GT는 거의 세단 같은 느낌이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