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 제재의 역설… 러시아 루블화 가치 치솟는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러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7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3일(현지시간) 유럽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루블화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6.3% 오른 유로당 58.75루블에 거래됐다. 유로화 대비로는 2015년 7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외환시장서 유로당 58.75
2015년 7월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출대금 결제 등 환율 방어 영향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 역시 전 거래일보다 4.6% 올라 달러당 57.47루블을 기록해 루블화 가치가 가장 높았던 2018년 3월(달러당 57.075루블) 수준에 근접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전방위 경제제재를 당했지만, 루블화 가치는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

한때 달러당 약 140루블까지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는 올해 들어 약 30%가 상승, 전 세계 화폐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루블화의 가치 상승은 러시아 정부의 고강도 환율방어 정책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최대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인 원유 수출대금에 대해 루블화 결제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주민에게는 일정 기간 환전을 아예 금지했고, 외환 계좌 인출도 제한했다.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은 보유주식 매도를 금지했다. 매도 대금을 환전해 러시아를 떠날 수 없게 한 조치다.

에너지 수출 기업의 수출 대금 80%를 루블화로 환전하도록 의무화한 조치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루블화 상승을 계기로 수출기업의 외화 의무 환전 비율을 기존 80%에서 5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루블화 가치가 너무 높아지면서 러시아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루블화가 안정화됐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환 유동성도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규제 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