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본에서 개최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는 ‘동·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전날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연이틀 중국 견제에 나섰다. 이날 쿼드 참여국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등 북한 견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 참석
미국, 전날 이어 잇단 중국 견제
북한 완전한 비핵화 협력 뜻 일치
채무 문제 직면 개도국 지원 합의

일본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가진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쿼드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질서의 근본 원칙들을 훼손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일방적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어디서든, 특히 인도·태평양에서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힘줘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패권주의적 행동을 강화하는 중국을 직접 겨냥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데 대한 심각한 우려와 미얀마 정세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함께 할 것”이라며 중국을 몰아세웠다. 이날 쿼드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참석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달 들어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핵·미사일 활동을 활발히 하는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력에 (의견이)일치했다”며 북한을 겨낭했다.

4개국 정상은 또 우주 분야의 협력을 위해 위성 정보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제공해 각국의 방재와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 인프라 분야에서 앞으로 5년간 500억 달러(약 63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채무 문제에 직면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러시아와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비참한 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는 조심스런 입장 표명에 동참했다는 점이다.

이날 회담에는 또 지난 21일 총선 승리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앨버니지 호주 신임 총리가 참석해 첫 외교 행보를 시작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향한 제휴를 한층 강화해 나가고 싶다”며 내년 쿼드 정상회의를 호주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