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 “검증된 군수, 한 번 더” vs 박영일 “힘 있는 여당 돼야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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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기초단체장 후보-현장에서 만나다] 남해군

6·1 남해군수 선거는 자리를 바꾼 리턴매치로 후끈 달아올랐다. 4년 전 맞대결했던 더불어민주당 장충남(59) 현 군수와 국민의힘 박영일(67) 전 군수가 반대편에 서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중이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양 후보 측이 의혹 폭로 기자회견과 상호 고발전까지 하며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첫 휴일인 지난 22일. 남해읍 장날을 맞아 농협남해군지부 앞 광장은 세몰이에 나선 여야 후보의 합동유세가 잇따라 열렸다.


장충남 “4년간 남해 기반 닦아”
재선 시 1조 원 투자 유치 약속
박영일 “민선 6기 사업 완성”
남해지방공사 설립 등 공약

이날 더불어민주당 합동유세에서 장 후보는 “이번 선거는 유능과 무능, 청렴과 부패, 소통과 불통이 대결하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빨간 옷에 싸인 불량품을 선택해서는 안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27년 전 이장 출신으로 초대 민선 남해군수에 올라 일약 ‘전국구 스타’로 부상한 뒤 행자부장관,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양산시 을)도 등판했다. 그는 “지방자치의 모범 남해군과 군민의 자긍심을 잊지 말자”며 장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민의힘 합동유세에서 박 후보는 “숙원사업 해결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 예산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당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전직 남해군수 출신인 지역구 하영제 국회의원이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와 함께 나와 “힘 있는 여당 군수가 필요하다”며 지원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두 후보는 이튿날 오전 서부경남 지역 케이블방송사에서 열린 ‘맞대결 정책토론회’에서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에 따른 대응과 발전 전략 등에 대한 묘책을 설명하며 군민 표심 잡기에 열중했다.



자리 바꿔 ‘리턴매치’

2018년 치러진 7대 민선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풍 속에 장 후보가 46.16%를 득표해, 40.14%를 얻은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현직 군수였던 박 후보를 6.0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군수직에 올랐다.

남해군민들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정당보다는 인물 위주로 군수를 뽑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 선거까지 무소속 3명,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2명과 새누리당 1명, 더불어민주당 1명이 각각 당선됐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61.86%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3.91%)를 크게 앞섰다. 지역 표심이 예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직 군수가 재선에 성공할지, 대선 표심을 업고 국민의힘 소속 전직 군수가 군수직을 되찾게 될지 주목된다.

남해읍 한 유권자(66)는 “지역 숙원이던 해저터널과 군청사 신축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을 이뤄낸 현 군수를 지지해 재선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고, 앞선 대선 이후 경남 전역에 불고 있는 보수 지지 바람도 상당히 거세다”며 선거 결과를 쉽게 점치기 어려운 표심을 대변했다.



장충남 “확정사업 위해 재선 군수 필요”

장 후보는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던 군청사 신축과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 국도3호선 확장 등을 해결한 업적을 앞세워 청렴하고 능력있는 군수를 다시 한번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다.

그는 “지난 4년간 남해의 백년대계 기반을 닦았다. 재선 군수가 되면 재정사업과 민간자본을 가리지 않고 1조 원을 유치해 남해를 매력적으로 디자인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장 후보는 “이번 선거는 군민을 위한 청렴하고 능력있는 군수를 뽑을 것인지, 군수 자신을 위한 부패하고 무능력한 군수를 뽑을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군수자리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울 사람을 뽑을 것인가, 군민을 위해 헌신 봉사할 사람을 뽑을 것인가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남해군수로 군정을 이끌면서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는 청렴한 군수, 편가르지 않는 군수, 군수로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는 군수였다”고 호소했다.

장 후보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과 개통, 경찰수련원 유치, 남해군 신청사 완공, 국도 3호선 확장, 어르신 군내 버스요금 무료, 해양수산국 신설 등을 약속했다.



박영일 “대통령과 함께하는 여당 군수”

장 후보에 맞서는 박 후보는 “대통령, 국회의원, 남해군수가 모두 여당인 원팀 행정이어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지난 민선 6기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사업을 꼭 완성하고 싶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남해군은 오랜 경기 침체로 지역상권의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고 노령화로 농수산업이 침체돼 있으며, 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남해군 지방공사를 설립해 일자리 창출, 인구증가, 경제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남해지방공사 설립 외에도 전국적으로 알려진 독일마을과 유사한 주거형 관광휴양지 조성, 남해군 농수산물물류센터 수도권 건립, 강진만 새꼬막 자연 채묘 양식장 조성, 마을꽃 선정으로 화전별곡 조성, 남해 디지털 뮤지엄 유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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