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아동 병원비 책임제 ” vs 오은택 “남구 문화재단 설립”
[부산 기초단체장 후보 - 현장에서 만나다] 남구
부산 남구청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후보는 지난 16일 선거사무소에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다가가는 일 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오은택 후보는 지난 21일 선거사무소에서 “문화·관광 인프라를 강화해 살기 좋은 남구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재찬·정종회 기자 chan@부산 남구청장 자리를 두고도 여야 후보가 거세게 격돌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과 고령층 거주지가 공존해 보수세를 띠지만, 대학이 밀집해 청년층과 자녀를 키우는 진보 성향 유권자도 많은 지역이다. 게다가 남구갑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남구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각각 활동하고 있다. 현 구청장인 민주당 박재범 후보와 ‘원팀’을 강조하는 재선 부산시의원 출신 국민의힘 오은택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 뛰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박 “아이 학교 갈 때까지 책임
대한민국 1호 트램 오륙도선 완공”
오 “지역 숙원 문현고가교 철거
오륙도선 노선 변경해 효과 제고”
박재범 “일 잘하는 구청장, 쭉 밀어줘야”
현 남구청장인 민주당 박 후보는 ‘일 잘하는 구청장’의 중단 없는 구정 운영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 후보는 매니페스토 공약이행률 92.3%를 달성했다. 그는 “2018년 막 취임했을 때 우리 남구 본예산은 3287억 원, 최종예산은 4324억 원이었다”며 “열심히 일한 결과 2021년 최종 예산을 7008억 원으로 확대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2030부산월드엑스포, 트램 오륙도선 유치, 해양산업클러스터 사업 추진, 문현금융단지 정상화 등을 통해 베드타운이던 남구에 반전의 기회가 마련됐다”며 “부산을 대표하는 도시, 당당한 남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쉼 없이 중단 없는 구정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 4년간 초선 구청장으로 일하며 코로나19 방역 대응과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을 성과로 평가했다. 그는 “마스크 대란 때 마스크 100만 장을 수입해 남구 전 주민에게 무료로 배부했고, 재난지원금을 3차례나 지급했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진한 지역화폐 ‘오륙도페이’와 공공배달앱 ‘어디go’는 연착륙 단계”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굵직한 사업이 많은 남구에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구민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만 6세 이하 아동 병원비 남구 책임제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요일제 폐지 △대한민국 1호 트램 오륙도선 완공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학교 갈 때까지 아이들의 병원비를 남구가 책임지겠다”며 “요즘 아이 한 명 키우기도 너무 힘든데, 부모님들이 아이 병원비로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반 주택에서는 한 번 깜빡하면 재활용 쓰레기를 길게는 일주일도 묵히는 일이 다반사다”며 “주민 소통형 공약인 ‘재활용 쓰레기 매일 배출제’로 쓰레기 배출에 대한 주민 스트레스를 확 줄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륙도선 트램 완공을 비롯해 육아종합지원센터, 공공도서관, 복합공공청사 등 남구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들의 차질 없는 추진과 성공적인 운영에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오은택 “원팀 뭉쳐 문화·관광 중심지로”
재선 시의원 출신인 국민의힘 오 후보는 부산시의회 경험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오 후보는 “의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시 곳곳에 숨어 있는 예산의 구멍을 찾아 남구로 가져오겠다”며 “재선 시의원을 지내며 체득한 감각을 남구민을 위해 쓰겠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남구 문화재단설립·문화예술도시 남구 조성 △부산 남구형 어린이집 모델 구축 △지역 상권·관광자원 활용 인프라 강화 등으로 살기 좋은 남구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무장애 갈맷길 조성, 트램 노선 변경 등을 바탕으로 한 남구 관광 인프라 강화가 오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오 후보는 “남구의 유명 관광명소인 이기대 갈맷길은 계단이 있거나 폭이 좁아 장애인들이 다니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갈맷길의 인도 폭을 넓히고 계단에는 리프트를 설치해 누구나 다닐 수 있는 코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 1호 트램인 오륙도선 실증 노선 사업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한 진행상황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 트램을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해 현재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이기대어귀삼거리 구간을 용호동 LG메트로시티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가도록 변경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용호만 다이아몬드베이 같은 관광 명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LG메트로시티 아파트 단지 안으로 트램이 지나가게끔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남구 숙원 사업인 문현고가교 철거와 남구 내 활발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힘을 싣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부산항 4·5·7부두의 항만 물동량이 신항으로 이전하면서 문현고가교를 이용하는 교통량은 매년 감소한다”며 “문현동 주민을 갈라 놓던 고가교를 철거해 주민 화합과 지역상권 회복을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원팀’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자부한다. 오 후보는 “문현금융단지를 완성할 산업은행 이전 등 남구의 주요 현안을 윤석열 대통령, 박수영 국회의원, 그리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제가 원팀이 돼 수행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