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소 8곳” 민주 “최대 8곳”… 4년 만에 뒤바뀐 전국 판세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시작 나흘을 앞둔 24일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지지를 부탁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호소는 이번 선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여야의 자체 판세 분석은 차이가 크지만, 추세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 효과를 앞세운 여당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완연하다. 4년 전 17개 광역단체장 중 2곳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힘은 이번에는 호남 3곳과 제주를 제외하고 최소 7곳, 경합 우세 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13곳까지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여야, 광역단체장 우세 지역 분석
국힘, 새 정부 국정안정론 효과 기대
민주, 지지층 이탈 막는 데 안간힘
박지현 “기회 달라” 대국민 읍소
이준석 “원없이 일하겠다” 맞불
국민의힘의 경우, 영남 5곳과 서울, 인천, 충북 등 최소 8곳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당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과 충남, 대전 등은 경합 우세, 경기와 세종은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패배에도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비협조에 대한 거부감, 여기에 한·미 정상회담, 청와대 개방 등의 이슈가 집권 초 국정안정론과 맞물리며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충청을 비롯해 경합 지역에서도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이런 추세를 굳히기 위해서는 투표율 제고가 관건이라 보고, 현역 의원 전원이 27~28일 실시되는 사전투표에 참여키로 했다.
반면 4년 전 14개 광역단체장을 석권한 민주당은 이번에는 8곳 정도를 최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3·9대선에서 ‘0.73% 포인트(P)’ 패배를 강조하며 새 정부와의 ‘허니문’도 거부했던 데 비하면 기세가 크게 꺾인 셈이다. 민주당은 핵심 기반인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3곳과 제주를 확실한 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세종도 현재 흐름을 끝까지 유지한다면 승리가 유력하다고 보고, 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충남과 대전도 승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열세, 인천은 경합 열세로 보고 있다. 다만 최대 승부처인 경기는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해 최종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판세 전망은 여야의 선거전에도 차이를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의 판세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보고, 구청장 등 기초 단위 선거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는 조직력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현직 단체장이 많은 민주당 우위 구도를 깨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기대했던 ‘이재명 효과’가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 답답한 국면이 이어지자 당 원로들을 수도권 선거전에 긴급 투입하는 등 전략 지역으로 포커스를 좁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근 여론조사상 민주당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두고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고 강조하며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후보는 최근 지역구(인천 계양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뒤진 결과를 두고 “그런 것에 넘어가면 안 된다. ‘ARS 조사에서 지고 있더라’고 하는 게 (지지자들을)포기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일 수도 있다”며 ‘여론 왜곡’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대국민 읍소에 나섰다. 무려 10초간 ‘90도 사과’를 했고, 눈물도 글썽였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은 지난 4년간 지방 선거 참패 이후 뼈저린 반성과 혁신을 지속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를 뚫고 원 없이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