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공약 '딥' 풀이] ‘메가시티’ 확장성이냐, ‘15분 도시’ 경쟁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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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24일 부산 동래구에서 열린 한 후보의 유세에서 시민들이 후보의 연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메가시티(변성완), 15분 도시(박형준),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김영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후보들이 내건 1순위 공약 키워드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민주당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에,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박형준 표’ 정책에 초점을 둔 공약 차별화로 표심을 자극한다. 정의당 김영진 후보는 대규모 유치 사업이 아닌 시민 복지 공약에 방점을 찍었다. 후보 공약에 대한 '딥(deep) 풀이' 결과, 이렇게 요약됐다.

변성완·박형준 1순위 공약 대결
변, 대형 국책사업 본궤도 약속
박, 내부 인프라 확충에 승부수
김영진은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
시민 복지 강조하며 표심 호소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변 후보는 핵심 5대 공약 중 ‘글로벌 메가시티 중심도시’를 1순위에 올렸다. 세부 내용에는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 부울경 메가시티 실현,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부산의 최대 현안이 모두 담겼다. 그동안 민주당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대규모 국책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대부분 부산시장 권한대행 때 다뤘던 현안들로, 행정 전문성을 어필할 최적의 공약으로 평가된다.

특히 변 후보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유독 강조하며 광역교통망으로 공항과 PK(부산·울산·경남)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의지를 5대 공약에 담았다. 부전역은 19분, 해운대는 29분, 울산·경남은 60분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지난 임기 때의 핵심 정책인 ‘시민행복 15분 도시’를 5대 공약 목록 맨 위에 올리며 정책 대결에 승부수를 띄운다.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통해 수차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을 강조한 만큼, 차별화된 박형준표 공약으로 주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이날 공개된 선거 공보에도 시민들에게 내세울 최대 성과로 ‘15분 도시’를 꼽았다. 변 후보가 부산의 외부 확장성에 초점을 뒀다면, 박 후보는 내부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우선 과제로 내세운 모습이다. 이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이라는 선거 슬로건과도 연결된다. 세부 실천 목표로는 62개 생활권별 편의 시설 확충, 골목상권 부활 프로젝트 추진, 어린이복합문화공간 300개 조성 등을 내세웠다.

두 후보의 나머지 5대 공약도 비슷한 듯 달랐다. 변 후보는 박 후보의 애매한 원전 기조를 겨냥해 ‘탈원전 도시 실현을 위한 고리 원전 재개·수명연장 반대’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박 후보는 유엔 해비타트 해상도시, 지산학 협력 등 최근 1년간의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KDB산업은행 이전,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은 5대 공약에 넣었다.

김 후보는 월 1만 원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 월 3만 원으로 병원비 부담 해소, 1000억 원 교육비 투자 등 특색 있는 공약을 앞세우며 시선을 끈다. 부산에너지공사 설립 등 탈원전 정책도 5대 공약으로 강조했다. 특히 공약 실현을 위한 예산 문제를 의식한 듯 재원조달 방안을 빼곡히 채운 모습이 눈에 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후보들의 공약 간 두드러진 차이는 없지만 5대 공약을 보면 향후 부산시의 우선과제, 방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이은철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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