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마을 어르신 10명, 집회 소음으로 병원 진료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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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마을 70대 중반~90대 초반 어르신 10명, 23일 병원 진료
어르신들, 불면증과 스트레스 등 신체 이상 호소
평산마을 주민,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과 집회 측에 시위 자제 요구키로

평산마을 주민들이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자에게 어르신들의 진단확인서를 보여주면서 집회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평산마을 주민들이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자에게 어르신들의 진단확인서를 보여주면서 집회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 마을 어르신들이 소음으로 인한 불면증과 스트레스, 신체 이상을 호소하면서 집단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24일 양산시와 평산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평산마을 70대 중반에서 90대 초반 어르신 10명이 지난 23일 양산신도시 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이들 어르신은 병원에서 고령에다 집회 소음으로 인한 불면증과 환청,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식욕부진으로 신체 이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성향의 한 단체가 22일 오후 방송 장비를 실은 별도의 차량 지붕에 올라가 문 전 대통령 사저를 향해 확성기로 음악을 트는 등 집회를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보수 성향의 한 단체가 22일 오후 방송 장비를 실은 별도의 차량 지붕에 올라가 문 전 대통령 사저를 향해 확성기로 음악을 트는 등 집회를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보수단체의 모임인 구국총연맹이 22일 오후 평산마을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보수단체의 모임인 구국총연맹이 22일 오후 평산마을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한 주민은 “마을이 생긴 이래 집회가 계속되면서 소음으로 잠을 설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일부 어르신은 환청과 식욕 부진 등 신경쇠약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집회 소음으로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발생하자, 이날 오후 마을회의를 열어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과 함께 마을에서 집회하는 1인 시위자에게 시위 과정에 욕설 사용 자제와 함께 과도한 음악 송출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



공장이 없어 낮에는 조용하고, 밤에는 적막할 정도로 소음이 없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평산마을 전경. 김태권 기자 공장이 없어 낮에는 조용하고, 밤에는 적막할 정도로 소음이 없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평산마을 전경. 김태권 기자

평산마을은 공장이 없어 낮에는 조용하고, 밤에는 적막할 정도로 소음이 없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40여 가구에 100명가량이 거주 중이며, 60~70명이 고령의 어르신이다.

그러나 평산마을은 지난달 29일 보수 단체가 첫 집회와 가두시위를 시작으로 문 전 대통령 귀향 전까지 간헐적으로 집회·시위가 계속됐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다음 날인 11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집회(1일 집회 포함)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한 단체가 11일부터 30시간 연속으로 확성기를 통한 집회를 강행해 마을 주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경찰과 양산시 등 관련기관에 수백 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일부 주민은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급기야 문 전 대통령도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집회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경찰이 집시법 상에 ‘거주나 관리자가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집회나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를 근거로 내달 5일까지 야간 방송을 못 하게 했다. 하지만 낮 시간대 집회·시위는 계속돼 주민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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