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아역서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배우 김환희 인터뷰
1935년생 원로배우 이순재와 2002년생 김환희가 만났다. 25일 개봉한 영화 ‘안녕하세요’는 삶이 힘든 고등학생이 호스피스 병동의 터줏대감을 만난 뒤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은 67세의 나이 차가 무색할 정도로 차진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관객 만날 준비를 마친 김환희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 배우 대기실에서 만났다.
배우 김환희가 영화 ‘안녕하세요’로 관객을 만난다. 나무엑터스 제공
“칭찬에 춤추는 고래처럼 연기했어요. 이순재 선생님께 큰 선물을 받았죠.”
배우 김환희는 영화 ‘안녕하세요’를 한 뒤 큰 힘을 얻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기 선배이자 인생 선배인 이순재와 연기 호흡을 맞춘 뒤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의 방향성이 뚜렷해졌단다. 김환희는 “위로를 받고 싶어 작품에 참여했다”며 “칭찬 하나하나가 저에게 큰 힘이 됐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환희가 그린 수미는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든 인물이다. ‘죽지 못해 살던’ 수미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 뒤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김환희는 “처음엔 호스피스 병동이 어떤 곳인지 잘 몰랐다”며 “제 무지가 부끄러워 작품을 준비하면서 더 많이 공부했다”고 돌아봤다.
영화 ‘안녕하세요’ 스틸 컷. 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안녕하세요’ 스틸 컷. 디스테이션 제공
김환희는 스무 살이던 지난해 이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연기와 체력적으로 모두 힘든 시간이 있었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순재 선생님께 위로를 많이 받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지나가는 말로도 칭찬을 툭툭 던져주셨어요. 한 번은 이순재 선생님이 감독님께 ‘참 잘한다’고 한마디 해주셨는데 그게 마음에 크게 와닿더라고요. 그날 집에 가면서 펑펑 운 기억이 나요.(웃음)”
영화 ‘곡성’(2016)에서 ‘뭣이 중헌디’라고 악을 쓰며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김환희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절망과 분노, 슬픔, 희망에 걸친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김환희는 “수미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엔 굉장히 높이 올라가는 넓은 감정 폭을 가진 아이”라며 “매 촬영 전 대본을 10번 이상 철저히 연습하고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영화 ‘곡성’(2016)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 김환희는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성장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나무엑터스 제공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김환희는 지난해 과 수석을 했다며 “이번 작품을 한 뒤 더욱더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나를 흔들어놓는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우리 영화가 제게 그랬듯 관객들도 힘든 순간을 이겨낼 힘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