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총격사건 미국의 ‘복붙’ 비극”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4일(현지시간)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 후 “대량 총격사건은 미국의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비극이 됐다. 우리는 장소, 도시,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변경한다. 하지만 상수는 인명 손실, 되돌릴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국가는 마비된 멍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재작년 20세 미만 사망 원인 1위
총기규제 강화 요구 목소리 커져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학교 총기난사사건은 올해만 벌써 30건이 넘는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총기 관련 부상으로 사망한 20세 미만은 4300여 명으로, 처음으로 교통사고를 제치고 20세 미만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총격사건이 나면 오히려 총기구입은 불티가 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총기휴대와 총격사건 간 연결 고리가 더 단단해지고 있다. 이번에 참사가 벌어진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의 과거 트윗은 총기사건이 날 때마다 소환되곤 한다. 2015년 10월 28일 애벗 주지사는 트위터에 “우리가 총기 구매율에서 캘리포니아에 이은 2위라니, 당황스럽다”며 “텍사스여, (총기구매)속도를 올리자”고 썼다. 애벗 주지사의 재임 기간, 텍사스주에서는 거의 매년 안타까운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해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총기규제법 강화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총기 규제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그 어떤 나라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오늘 총에 맞지 않을까 걱정하며 등교하지 않는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2017년 머피 법안 발의 당시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도 가세해 초당적 법제화가 추진됐지만, 총기소지 옹호론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필두로 공화당이 법안 반대로 입장을 바꾼 뒤로는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