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이익 올린 에쓰오일, 노동자 사망 사고는 되풀이
지난 2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에서 최고경영자(CEO)인 후세인 알-카타니가 전날 발생한 폭발 화재 사고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명의 사상자가 나온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폭발·화재 사고(부산일보 5월 23일 자 8면 등 보도)에 대해 에쓰오일 측이 사상최대 이익을 올리고도 안전에 대해 투자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쓰오일의 온산공장은 특히 과거에도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고의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25일 ‘손 볼 것은 안전에 투자 안 하는 빈약한 안전의식’이라는 자료를 내고 에쓰오일의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이번 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2018년 9월에도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촉매제 제거작업 중 질식한 뒤 추락해 사망했다. 2020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기준 하청노동자 사고 사망 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사고 사망자 수) 상위 11곳 사업장 명단을 보면 에쓰오일은 5.244명을 기록해 세 번째였다. 당시 1위는 15.072명으로 집계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였다.
역설적으로 에쓰오일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3.8% 오른 9조 2870억 원, 영업이익은 11.7% 급증한 1조 3320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했지만, 사업장의 노동자 사망 사고는 여전한 셈이다.
석유화학단지 폭발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올 2월 11일에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노동계는 현재의 화학석유단지가 화약고나 다름없어 철저한 안전조치와 노후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1조 원 이상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참담한 사고가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며 “기업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려도 안전에는 투자하지 않는 빈약한 안전의식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