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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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부산북부출장소장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곁에 있지만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 등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그 중 하나이다. 더 나아가 인간 생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에 산소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공기 중 산소는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우리는 산소 부족 상황이 생길 때에서야 비로소 그 절대적인 고마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동차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 운전 시 착용하는 안전벨트는 평상시 우리를 너무나도 귀찮게 하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나의 생명이 안전벨트 하나에 의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너무 늦은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면, 대부분의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동승자들마저도 자동차에 탑승하면 무의식 중에 안전벨트를 먼저 착용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안전이란 이런 것인 거 같다. 누구나 그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나에게 실현되지 않을 먼 나라 얘기로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르겠다.

안전보건공단은 우리가 모두 공감하는 안전이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는지를 패트롤 현장점검 사업을 통해 집중 점검하고 있다. 패트롤 현장점검은 중소규모 사업장의 핵심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불시에 집중 점검하는 사업이다. 산업안전 선진국으로의 조기 진입을 위해 사고사망 발생현황 분석에 근거하여 사고사망 다발 우선순위가 높은 중점 관리대상을 선정한 후, 사망 위험요인 및 기인물 등 현장점검 항목에 대하여 시기적으로 집중 점검함으로써 실질적 안전조치가 확보되도록 하는 점검이다. 건설업의 추락, 제조업의 끼임 등 업종별 사고사망 위험에 대해서 핵심 안전조치가 잘 이행되는지를 현장 중심으로 집중 점검하여 개선토록 유도하며 불량사업장은 고용노동부 감독 연계를 통해 실행력을 제고하고 있다. 불시에 점검하는 주요 내용은 추락사고 예방 조치, 끼임사고 예방 조치, 필수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수칙 이행 여부이다. 특히 건설업은 추락위험장소에 작업발판, 안전난간, 개구부 덮개 및 경고 표지, 추락 방호망, 안전대 부착설비 설치 등 추락예방조치 실시 여부, 제조업은 원동기·회전축 등에 덮개·울 등 설치, 정비 및 보수작업 시 운전 정지, 기동장치 잠금 조치 및 표지판 설치 등 끼임예방조치 실시 여부를 집중 점검하며, 필수 안전 보호구 지급 및 착용 여부도 집중 점검한다. 이외에도 자율적인 TBM(Tool Box Meeting)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스탠딩 현장 교육도 실시한다. TBM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위험요인 및 보호장비 등을 점검하고 안전 작업 방법 등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패트롤 현장점검은 서류상에 존재하는 안전이 아니라, 실제 제대로 실행되는지 안전활동의 현장 작동성을 확인하고 점검해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산재 사고사망자(산재승인 기준 공식통계)는 828명으로 2020년 882명 대비 54명이 감소했다. 또한, 사망사고 발생 기준(조사통계)으로는 2020년에 비해 101명이 감소했고, 계속해서 역량을 집중한다면 올해는 700명 초반대까지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리가 모두 그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실제로는 잘 실행되지 않던 안전을 산업현장으로 이끌어낸 패트롤 현장점검 사업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공감하고 동의하더라도 산업현장에 실제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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