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아픈 몸으로 초2 아들 키우는 영웅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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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아, 뭐 하고 있어?” “공부하고 있어요.”

엄마는 또 질문을 이어 갑니다. “영웅이는 공부를 왜 해?”라는 질문에 늘 그랬듯 “커서 곤충 박사가 되고 싶어서요”라고 아들은 답합니다. 매일 하는 질문과 똑같은 대답이지만, 엄마는 매번 아들의 대답에서 삶의 이유를 느낍니다.

다발성경화증·아나팔락시스에
남편 떠난 뒤 혼자 영웅이 육아
경제 활동 못해 수급비로 생계
아들 곤충학자 꿈 지켜주고파

초등학교 2학년 영웅이는 오늘도 방구석의 작고 오래된 밥상 앞에 앉아 공부하고 책을 읽습니다. 흔한 책걸상이 없다 보니, 밥상에서 식사하고 공부도 해야 합니다. 낮은 밥상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금세 엉덩이가 쑤시고 허리가 아픕니다. 그래도 기특한 영웅이는 엄마 보란듯 책을 펼칩니다. 개미, 쥐며느리, 사슴벌레, 장수하늘소…. 영웅이는 언젠가 석주명 아저씨처럼 훌륭한 곤충학자가 된 자신을 상상하는 게 즐겁습니다. 그런 영웅이를 지켜보는 엄마는 행복하면서도 너무 미안합니다.

엄마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기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병입니다.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와 시야가 좁아지는 증세도 있어서, 엄마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자주 넘어집니다. 남편은 그녀의 질병에 지쳐 떠났습니다. 영웅이를 임신했을 때의 일입니다. 주변에선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지만, 엄마는 오롯이 혼자서 영웅이를 품고 낳았습니다. 영웅이를 포기하지 않은 건 삶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역할을 충분히 못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영웅이가 자신에겐 너무 과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는 다발성경화증 외에 아나필락시스 증세도 있습니다. 주사를 맞으면 쇼크 반응이 일어나 매우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못 했습니다. 영웅이는 아픈 엄마가 혹시나 자기 때문에 감염될까, 코로나19 유행 뒤 다니던 도서관도 포기했습니다. 엄마는 그런 아들을 위해 학습지라도 신청하고 싶지만, 국가에서 지급되는 수급비로는 월 5만 원의 학습지 비용도 감당하기 버겁습니다. 항상 교과서만으로 공부하는 아들을 엄마는 바라만 봅니다.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몸무게도 적지만, 늘 씩씩하고 밝은 영웅이. 그래서 엄마는 행복하면서도 너무 미안합니다.

엄마의 소원은 자신이 다른 부모처럼 경제 생활을 하며 자식을 챙겨주지 못하더라도, 부디 영웅이가 지금처럼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웅이가 정말 곤충 박사가 돼 세상 곳곳의 곤충을 구경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일을 꿈꾸는 영웅이와 엄마. 이 모자에게 따뜻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영도구 동삼3동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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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3일 자 성호 할아버지 사연

지난 13일 자 성호 할아버지 사연에 55명의 후원자가 213만 3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3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할아버지 치료와 주거환경개선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할아버지는 얼굴도 모르지만 이렇게 큰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치료에 전념해 건강을 되찾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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