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도시’ 부산서 국내 첫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산업’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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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부산에 국내 최초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장 테스트베드’가 올 상반기 착공,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에 있는 등 순항 중이다. 2024년에는 국내에서 상업생산된 대서양연어를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국 수산기자재 업체의 약 48%가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이 국내 스마트양식 기자재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연어 국내 소비 지속 증가
매년 수입량 늘어 연간 4% 성장
가두리양식 환경오염 유발 문제
순환여과시스템·스마트기술 적용
부산시, 해수부 클러스터 공모 선정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올해 착공
BISTEP 양식기술 국산화 R&D도
국내 양식산업 패러다임 혁신 기대


■대서양연어 매년 4% 이상 성장

최근 국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연어는 지난해 수입량이 6만 2730t(4억 7621만 달러)으로 금액면에서 국민생선 명태와 함께 가장 많이 수입된 수산물이다. 이는 2010년 수입량 9374t 대비 약 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는 매년 10만 t 이상의 연어를 수입하는데 1조 원 이상의 외화를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연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서양연어는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양식 품종 중의 하나다. 전 세계의 대서양연어 양식 생산량은 260만 t으로, 이 가운데 노르웨이는 매년 120만 t 이상을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대서양연어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매년 4%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서양연어 양식은 다양한 문제도 발생시킨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적인 문제로, 주로 가두리양식을 통해서 생산되는 이유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친환경적인 양식방법인 ‘육상기반 순환여과 양식(Land based RAS)’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육상기반 순환여과식 양식’ 주목

15도 이하에서 서식하는 대서양연어의 생태적 특성상 국내 직접 양식은 크게 주목받는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부산시는 육상 순환여과시스템과 스마트양식기술을 적용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거쳐, 2018년 12월 해양수산부 스마트양식클러스터 공모에 참여해 2019년 1월 첫 번째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국내 대서양연어 상업양식에 있어 실질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지난해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동일 품종으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국내에서 대서양연어 직접 양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의 수산양식산업은 높은 기반 기술력(ICT, 자동화 기술 등)에도 불구하고 저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산업에 머물고 있다. 수산양식산업의 4차 산업화는 양식장 자동화·정보화를 통한 스마트화와 환경오염의 부담이 없는 친환경 스마트양식장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장 테스트베드는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4차 산업화를 위한 최초의 모델 양식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부산의 기회

부산시는 2019년 1월 국내 최초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부산지역 관련 업체(수산물 가공유통업체,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등)와 세계적인 수준의 수처리 관련 자회사를 가진 GS건설이 참여하는 민간법인을 설립했다. 이 사업은 올 상반기 착공,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는 대서양연어 전주기적 생산체계 구축 기술개발에 착수해 작년 상반기 국내산 연어 대상 기초연구, 작년 12월 이후 대서양연어 수정란 도입 등으로 양식기술 개발 및 ‘순환여과 방식 수산양식 시스템(RAS, Recirculation Aquaculture System)’의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기술 국산화를 위한 R&D(연구개발) 계획도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 기획연구과제로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시스템 구축 R&D사업(300억 원 규모)을 발굴했으며, 올해 2월에는 해양수산부 주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R&D 수요조사에 약 100억 원 규모의 R&D 추진 과제를 제안했다.

내년 상반기 중 부산에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가 완공되면, 2024년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상업 생산된 대서양연어가 최초로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 기술은 우리나라의 양식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대서양연어 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어류양식 생산량(2021년도 연간 기준 8만 9400t)의 약 70% 규모다. 국내 대서양연어 양식산업이 국내 수입물량을 대체하는 수준으로만 형성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어류양식산업의 규모는 지금의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RAS(순환여과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양식장의 건설은 최소한의 사육수(水) 사용으로 어디서나 친환경 양식장의 건설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내 기존 양식산업을 친환경·스마트 산업으로 변화시켜 양식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스마트양식 산업에 있어 세계는 기술과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노르웨이의 거대 대서양연어 양식업체인 모위(MOWI)사(옛 마린하베스트)가 탄생했고, 첨단 양식장건설과 기자재 시장에는 노르웨이의 아크바(AKVA)사, 덴마크의 빌룬트(Billund)사, 수질 센서 등에 강점을 가진 덴마크의 옥시가드(Oxyguard)사와 같은 기업들이 성장해가고 있다. 노르웨이의 아쿠아젠(Aquagen), 아이슬란드의 벤치마크(Benchmark)사와 같은 곳이 대서양연어 수산종자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서양연어 양식산업을 중심으로 세계 양식산업은 이미 4차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은 스마트양식 기술 연구 및 기업 육성을 위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개발원(KMI),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등 국가기관과 부경대가 있어 수산기술 관련 전문인력이 집적돼 있다.

또한 전국 수산기자재 업체의 48%도 부산에 소재하고 있어 스마트양식산업의 성장으로 기자재 산업도 동반성장 할 것이다. 이처럼 부산은 국내 대서양연어 스마트양식산업의 시작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부산에서 세계적 스마트양식 전문기업이 등장해 세계 스마트양식을 선도하기를 기대해본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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