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관심에도… “투표하면 이긴다” 지지층 결집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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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전투표소 르포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27일과 28일 부산 곳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출근길과 점심시간 등 힘들게 짬을 낸 직장인부터 아침 운동을 하던 시민, 주말 늦잠을 포기하고 투표소를 찾은 시민, 밝은 미래를 꿈꾸는 대학생들까지 모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지난 27일 오전 6시 수영구 광안1동 사전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한 60대 부부는 “오전 일정이 있어서 투표 시작에 맞춰 나왔다”며 “부산을 성장시킬 수 있고 지역 발전 로드맵을 제대로 짤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성장’ ‘복지’ 등에 유권자 한 표 행사
본투표 참여도가 판세 좌우 분석
중도층 투표율도 주요 변수 작용
‘인물론’ 대 ‘정권안정론’ 대결도


이날 오전 부산진구 전포1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정 모(31) 씨는 “현재 복지 분야에서 일하는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젊은 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해 함께 사회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산대 재학생 김 모(20) 씨는 이날 공강 시간 친구와 금정구 장전1동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번이 두 번째 투표라는 그는 “지방선거라 뽑는 분야가 다양해서 투표지가 많아 인상적이었다“면서 “보육에 대해서 배우는데, 아무래도 미래 교육을 강조한 후보에게 눈길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 모(26) 씨는 “경기도를 보면서 청년 지원 정책이 많아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며 “다음 부산시장은 풍성한 청년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약보다 정당 보고 뽑았다’는 반응도 많았다. 부산진구 범천1동 사전투표소 앞에서 만난 40대 염 모 씨는 “아무래도 후보도 많고 뽑아야 할 자리도 많아서 정당 위주로 뽑았다”고 말했다. 김 모(35) 씨는 “선거 공보물이 너무 많아 후보별 공약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평소 지지하는 당의 후보를 찍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의 사전투표율은 18.59%에 그쳐 전국에서 3번째로 낮았고,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사전투표율에도 못 미쳤다. 유권자들의 지선 관심도는 예전 선거에 비해 다소 떨어진 상황으로, 부산에서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는 기초단체장 선거도 지역별 사전투표율로는 특정 당 쏠림 현상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원도심의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기장과 강서의 투표율이 낮았다. 이번 지선 사전투표율은 동구(23.03%)와 영도(22.47%), 중구(21.7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기장(14.58%), 강서(15.13%)가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1, 2위였다.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지지층의 다음 달 1일 본투표 독려에 총력전을 펼친다. 부산의 투표율이 6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측의 지지층 결집 정도에 따라 현재의 판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아직 표심을 정하지 않은 중도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끄냐도 주요 변수로 보고 중앙당 선대위의 고공전뿐만 아니라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대면 유세 활동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와 성비위, 당내 내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투표하면 이긴다’며 지지층에게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4년 전 지방권력을 석권했던 민주당의 조직력을 경계하면서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은 쪽이 아니라 투표하는 쪽이 이긴다’고 투표를 독려한다.

부산 민주당의 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후보 개인 인지도와 능력면에서 국민의힘 상대 후보를 압도하는 만큼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이끌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는 “정권안정론이 대세를 이루며 승기는 잡았다고 보지만, 투표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28일 지방선거와 함께 전국 7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21.76%로 집계됐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은 24.94%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한 경기 성남분당갑의 사전투표율은 22.56%였다.

강희경·안준영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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